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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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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교육감, '도의회 중재안' 입장 유보

학부모 의견 수렴 후 입장 표명

  • 기사입력 : 2015-04-24 13: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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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교육청 이헌욱 행정국장이 24일 오전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도의회 중재안에 대한 교육청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이학수 기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선별적 급식을 골자로 하는 '도의회 중재안'에 대해 교육가족의 의견을 듣겠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박 교육감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 교육감은 앞서 이날 오전 전희두 부교육감을 도의회로 보내 김윤근 도의회의장에게 이같은 뜻을 전했다.

    박 교육감은 먼저 도의회 중재안과 관련해 "대의기관으로서 도의회가 현안 해결을 위해 깊이 고심해 준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무상급식 대상이었던 학생을 소득에 따라 선별해야 하는 도의회의 중재안은 제가 가진 신념과 철학, 교육자로서의 가치에 비추어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성장기 아이들이 안게 될 상처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부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무상급식 대상이 되는 중재안에 대해 학부모가 어떻게 생각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박 교육감은 "따라서 이 안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의회의 요청대로 이틀이라는 짧은 기간에 결정할 수 없었다"며 입장 유보 배경을 언급했다.

    그는 "무상급식 문제는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 가족, 나아가 도민 모두의 관심사가 되었다. 지역에서도 중재안에 대한 의견 개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심사숙고하는 것이 교육감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앞으로 학부모회의를 개최해 의견을 모으겠다. 교육관련 단체와의 토론을 통해 의견을 집약해 나갈 것이다"면서 "이런 민주적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후 도교육청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교육감의 입장을 기자들에게 대신 설명한 이헌욱 도교육청 행정국장은 입장 표명 시기에 대해 릫늦지 않은 시일내릮로 얘기하면서 5월 중순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의견 수렴방법에 대해 이 국장은 "언제, 어떤 방법으로 의견을 수렴할 지는 구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여러가지를 고민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도의회에서 제안한 소득계층을 선별하는 문제와 관련, 이 국장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시스템을 다 써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아 지금 당장은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학부모 의견 수렴 후 중재안을 수용할 지, 거부할 지, 또 다른 수정안을 건의할 지를 결정하겠다"고 소개했다. 글·사진=이학수 기자 leehs@knnews.co.kr


    다음은 교육감 입장 전문

    교육가족의 더 많은 의견을 듣겠습니다
    - 부자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중재안, 아이들에게 상처줄 것 -
    - 학부모회의 등 도민들의 폭넓은 의견 수렴 후 입장 표명 -

    경상남도의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으로 불거진 지역사회의 반발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경남도의회에서 중재안을 마련하였습니다. 대의기관으로서의 도의회가 현안 해결을 위하여 깊이 고심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중재안은 보편적 무상급식에서 소득에 따른 선별 급식으로 전환하고, 전년에 비해 무상급식 대상자가 축소된 것이 그 주요 내용입니다. 도교육청 부담 예산도 늘어났습니다.
    급식으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구분하는 일은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무상급식 대상이었던 학생을 소득에 따라 선별해야하는 도의회의 중재안은 제가 가진 신념과 철학, 교육자로서의 가치에 비추어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성장기 아이들이 안게 될 상처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부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무상급식 대상이 되는 중재안에 대해 학부모님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난감합니다.
    따라서 이 안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의회의 요청대로 이틀이라는 짧은 기간에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겠습니다.

    이제 무상급식 문제는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 가족, 나아가 도민 모두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지역에서도 도의회 중재안에 대한 의견 개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심사숙고하는 것이 교육감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학부모회의를 개최하여 의견을 모으겠습니다. 교육청에서는 교육관련 단체와의 토론을 통해 의견을 집약해 나갈 것입니다. 이런 민주적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후 도교육청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오늘 도의회에도 이러한 입장을 전해 드렸습니다.

    그간 경남 곳곳을 다니며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에 맞서는 수많은 학부모님을 만났습니다. 당장의 현안인 급식비 해결을 넘어, 경남 교육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서 계신 학부모님의 힘과 열정을 지역 곳곳에서 느꼈습니다.

    저에게는 소통의 힘이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경남 교육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교육가족과 소통하며,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겠습니다.


    2015. 4. 24.
    경상남도교육감 박 종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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