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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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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를 통해 바라본 한국사회

■ 사마천 한국견문록

  • 기사입력 : 2015-07-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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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을 통해 현대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찾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과거는 과거의 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가 현재의 일과 유사할 뿐만 아니라 ‘돌고돈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과거에서 현재를 찾는 것은 미련한 것만은 아니다.

    사마천의 ‘사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제반 문제점과 대안을 찾는다면 어떨까. ‘사마천 한국견문록’(이석연 지음)이 이 같은 책이다.

    이 책은 사마천의 ‘사기’를 통해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를 바라봤다. 사마천의 ‘사기’를 현실에 적용해 한국견문록이라는 의미로 우리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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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지록위마(指鹿爲馬)와 대한민국의 현실(나라를 알려면 그 나라의 지식인을 보라, 그만둘 때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 등), 명성과실(名聲過實)과 벌공긍능(伐功矜能)의 사회(사기에 나타난 인재등용의 원칙, 정몽준 대표와 박근혜 대표의 미생지신 논쟁 등), 지자천려 필유일실(知者千慮 必有一失)의 지혜(두 마음을 품은 자는 끝이 좋지 않다-대한민국과 변절자들의 춘추전국시대, 천하를 얻은 자는 사사로운 원한을 앞세우면 안 된다), 국지장망 현인은 난신귀(國之將亡 賢人隱 亂臣貴)와 간디의 7징조(한신의 절규와 장성택, 이숙번 등 2인자들의 운명), 강노지말(强弩之末), 크로노스와 흉노의 시간(말 위에서 나라를 얻었다고 해서 말 위에서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 법은 거미줄이다(한국 법치주의의 현실과 ‘사기’에 나타난 법치관) 등을 다루고 있다.

    책은 악(惡)의 평범성의 만연과 세월호 사건, 직언없는 정치, 곡학아세하는 지식인, 대권쟁취자들의 고질병, 변절이 미화되는 세태, 일관성이 없는 법치 등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는 제반 현상을 ‘사기’의 원문을 토대로 그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동서고금 인물들의 시각에서도 한국사회를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신선하고 각별하다.

    책속에는 고전을 인용하는 것이 재미있다. 위나라 문후가 중산 땅을 차지하고 아들 ‘격’을 중산에 봉한 후 신하들에게 “나는 어떤 군주인가?”라 묻자, 대다수의 신하들이 어진 임금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임좌만 어질지 못하다고 했다. 이유는 중산을 얻었으면 당연히 동생에게 봉했어야 하지, 아들에게 봉한 것은 어질지 못하다 했다. 화가 난 문후가 책황에게 물으니 “어진 임금이십니다”라고 말한다. 이에 문후가 그 근거가 무엇인가 묻자 책황은 “임금이 어질면 신하가 바르다고 했습니다. 앞서 임좌가 한 말이 바르니 전하가 어진 까닭입니다”고 답했다 한다. 이에 문후가 기뻐하며 임좌를 상객(上客)으로 정중히 대접했다 한다.

    이 같은 고전의 일화 등을 재미있게 풀어서 우리의 현실 속의 유사한 사건 등을 비유하며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투명한 물처럼 모든 것을 비추고 있지 않다. 바르지 못한 것이 바른 것처럼 위장을 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바른 것을 바르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하는 일격의 정신이 현재 우리에게 요구되는 삶의 자세”라고 말했다. 이석연 저/까만양 간/1만5000원

    전강준 기자 j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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