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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 사는 길- 박중철(마산포럼 사무처장)

  • 기사입력 : 2015-07-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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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인들의 ‘대립’과 ‘껄끄러움’으로 창원시민들은 멍들고 있다. 홍준표 도지사와 안상수 창원시장의 관계는 껄끄러움의 정도를 지나 대립의 관계다. 반면 지사와 창원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관계는 대립의 정도는 아니라 할지라도 껄끄러운 관계로 지속되고 있다. 창원시장과 지역 국회의원의 관계 역시 껄끄러운 관계다. 또 지역 국회의원들끼리도 역시 대립과 껄끄러움으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모두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사와 시장, 국회의원들이 제각각의 정치적인 무게로 인해 빚어지는 이러한 대립과 껄끄러움으로 지역은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 광역단체인 도가 지난 22일 로봇랜드 조성사업에서 창원시와 같이 일하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에 이어 28일에는 17개 시장·군수의 광역시 반대 목소리로 안상수 시장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있다.

    로봇랜드 사업자 선정 문제로 촉발된 도지사의 대응은 도전에 대한 응전이다. 그동안 몇 가지 사안들을 놓고 도와 시가 마찰을 빚은 것에 불만이 쌓여 있던 참에 로봇랜드 사업자 선정 문제에 안 시장이 이의를 제기하자 홍 지사 특유의 ‘버럭’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탄 것이다. 그러나 홍 지사의 단호한 화법은 우리가 익히 보아온 터이지만 그래도 이번만큼 민낯으로 버럭 하는 장면은 그 정도가 심하다. 하급기관인 창원시가 아무리 고깝다 할지언정 상급기관인 도의 수장이 내뱉을 말은 아니다.

    행정적인 관점에서 보면 창원시가 도와 사업을 하지 않겠다며 도가 알아서 하라고 하면 말이 되지만, 도가 사업을 포기할 테니 창원시가 하라는 것은 행정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경남도가 로봇랜드 조성사업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창원시는 공동사업자로 참가할 뿐이다. 로봇진흥사업은 국가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이다. 지난 2008년 지경부가 로봇진흥사업을 경남도에 맡기고 마산을 로봇랜드사업지로 선정한 것이기에 경남도가 시에다 사업을 떠미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홍 지사의 폭탄선언으로 마산지역 주민들은 아연실색이다. 지역주민들은 로봇랜드사업의 부정적인 기류에도 어쩌면 유일무이하게 존재하는 지역 국책사업이었기에 분노와 허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 또 사업의 중단과 표류는 통합 이후 추스르고 있는 민심을 더욱더 이반시키는 부작용으로 작용하는 데다 혁신도시와 경남도의 제2청사 개설 등 서부권의 약진 앞에 마산지역 홀대라는 위기감의 정서가 오뉴월 죽순 솟듯 솟아나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상생 협의를 주문하고 있지만 서로가 ‘껄끄러운 사이’에서 정치력을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며 중재 노력보다는 침묵 모드로 돌아서는 양상이다. 도의원과 시의원들 역시 정치인들의 대립과 껄끄러움에 존재감조차 찾을 수 없다. 또 도지사와 시장의 대립으로 시 공무원들은 도와의 협의에서 어려움을 예견하고 있다. 광역시 승격 문제로 고립된다면 광역도시계획 등 인근 지자체와의 협의도 순조롭지 못할 것으로 보여 득보다는 실이 크다. 우리는 과거 지사와 민선시장의 대립으로 ‘나 홀로 행정’이라는 어려운 시절을 겪은 자치단체를 보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제 안 시장은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 도와 시의 관계에서 도의 권한을 인정해야 한다.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탓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대립의 반대는 화해다. 껄끄러움의 반대는 매끄러움이다. 서로를 인정하고 부드러운 사이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자치단체장의 대립이 아니라 건강한 도와 시의 관계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지역을 살리고 정치인이 살 수 있는 길이다. 정치는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박중철 (마산포럼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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