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제비는 4월경에 왔다가 10월쯤에 떠난다.
2학년 때 제비가 처음으로 우리 집에 왔다. 그러니까 제비가 올해로 3년 째 우리 집에 찾아온 것이다. 처음엔 그냥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제비가 우리 집에 계속 찾아오니까 궁금한 점이 생겼다. ‘우리 동네에는 집들이 아주 많은데, 왜 하필이면 우리 집에 집을 지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집이 다른 집과 다른 점이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봤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혹시 우리 집에 식물이 많아서 제비가 찾아오는 것은 아닐까?’라고 짐작을 했지만 정확하게 내 말이 맞는지는 잘 몰랐다. 그래서 재단을 통해 소개받은 정다미 ‘제비전문가’께 여쭤보기로 했다.
제비전문가께서는 이렇게 답을 해 주셨다. “제비가 살기 좋은 환경엔 식물도 영향을 줄 것 같네요. 왜냐하면 새의 먹이는 벌레이고 아무래도 식물에 벌레가 많으니까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제비가 집을 짓는데 가옥의 구조, 둥지를 짓기 안전한 처마, 주변의 경관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한 번 선택한 집은 매년 찾아오는 편이고요, 다른 개체들이 찾아오기도 해요”라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식물을 아버지와 함께 더 정성스럽게 키울 것이다. 그래야지 많은 제비들이 마음 놓고 우리 집에서 쉴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내가 초록기자로 활동하게 된 것도 바로 이 ‘제비’ 때문이었다. 제비가 우리 집에 찾아왔을 때 제비가 우리 집에 둥지를 틀어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 제비새끼가 자라 어느덧 우리 집 처마에 서서 날기 연습을 했던 이야기로 일기를 쓰기도 했다. 제비의 둥지가 떨어져서 아버지와 오빠가 둥지를 고치고 나와 할머니는 제비새끼에게 먹이를 준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강효정 초록기자
제비에 관한 일기를 찾아보면서 ‘아 맞다! 이랬었지? 이런 일도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기를 통해 시간을 되돌려 생각해보니 제비와 관련된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옛날이야기처럼 제비가 우리 집에 박씨를 물어다주지는 않았지만 생각해보면 제비가 우리 집에 지낸 뒤부터 우리 집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나는 제비가 우리 집에 묵으면서 복이 들어오게 해준 것 같아 고마웠다.
직접 찾아보니 우리 동네에는 제비둥지가 2~4개 있었다. 우리 동네가 아주 넓은데 제비 둥지가 동네의 크기에 비해 적은 것이다. 이렇게 귀한 제비를 내가 그랬듯이 독자들도 아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