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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개취 갤러리 (1) 모딜리아니

  • 기사입력 : 2015-09-16 14: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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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소개- 추상미술 이해 안 돼 미술공부 시작.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만 안다는게 함정인 막내 사건기자>
     
    <시작하면서: 데이트 장소로 혹은 견학이나 국내외 여행지에서 우연한 기회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한다. 그리고 너무나 조용한 분위기 속에 뜬금없이 예술작품과 마주한다. 처음에는 주위의 눈치도 있고 해서 시간을 들여 작품을 집중해서 본다. 그러나 작품 서너개쯤 보면 릫그 작품이 그 작품인 것 같고릮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오르기 시작하고, 서둘러 나가 시원한 아메리카노나 한 잔 먹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느라 발을 동동거린다.

    나름 비싼 돈 주고 왔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작품 이외에 것들, 예를 들어 작가의 삶이나 배경 지식 등을 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의 취향을 사전에 알아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술도 같은 차원에서 접근하면 수월하다.

    앞으로 '개취(개인취향) 갤러리'를 통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몇몇 작가의 작품과 그 뒷얘기를 소개할까 한다. 관련 작품을 인터넷 속의 이미지든, 미술관이든, 당신의 노트 겉표지든 발견하면 반가울 수 있도록.>

     
    역대 예술가 중 손꼽히는 외모를 자랑하는 작가가 있다면,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7.12 ~ 1920.1.24)가 아닐까 싶다. 36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이 작가는 외모가 워낙 뛰어나 당시 그의 모델이 되기 위해 엄청난 여자들이 줄을 섰다는 얘기도 있다. 아무튼 뛰어난 외모와 기구한 삶 때문인지 그를 다룬 영화가 지난 2004년에 개봉하기도 했는데 모딜리아니 역으로 절세 미남인 앤디 가르시아가 맡았다.

    수많은 여자를 만났을법한 그에게도 지고지순한 면이 있었으니. 그 상대는 바로 잔느 에뷔테른. 그의 주요 작품에 무수히 많이 등장하는 잔느는 모딜리아니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메인이미지모딜리아니(사진 오른쪽)와 잔느 에뷔테른.
    모딜리아니는 당시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초상화에만 집착했다. 여러 학자들은 그 이유로 어릴적 병약했던 모딜리아니가 밖에 다니지 못하고 집에서만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했던 모딜리아니의 성향이 다수의 초상화 작품의 탄생으로 이어졌던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모딜리아니는 얼굴을 길쭉하게 늘려 놓기도 하고, 불균형을 강조하기도 하고, 눈을 도려내기도 하고, 목을 길게 늘여 놓기도 한다. 이런 모든 것들이 그의 눈과 혼과 손에 의해 재구성 되는 것이다. 쉼 없이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면서 그는 사람들을 판단하고, 감지하고, 사랑하고 또 비난하기도 한다. 그의 데생은 말없는 대화인 것이다" -장 콕도-
     
    이 그림을 보자.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눈이 없다는 것. 왜 눈을 안 그렸을까? 초상화는 눈을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취급한다. 그래서 초상화가들은 눈을 그리는 데 많은 신경을 쓰기 마련이고, 그 중에서도 눈동자와 시선 처리는 핵심적인 요소다.

    모딜리아니의 대다수 작품에는 눈동자는 없고 대신 아몬드 모양의 색면으로 처리되어 있다. 색은 주로 푸른색, 어떤 때는 검은색 갈색 등으로 처리하는데 초점이 없는 눈동자에서 초점 없이 무엇인가를 응시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모딜리아니가 "내가 당신의 영혼을 알게 될 때 당신의 눈동자를 그릴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눈동자를 그린 작품이 적은 것으로 봐서 그의 말이 신빙성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점은 대상의 목이 굉장히 길고 어깨가 좁다는 것. 얼굴 역시 굉장히 긴데 이러한 점은 사실 조각가가 되고자 했던 모딜리아니의 바람을 회화에 적용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인물 외에 소품이나 사물이 거의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메인이미지
    눈동자가 없는 잔느. /출처: 구글이미지/
    메인이미지
    눈동자가 그려진 잔느. /출처: 구글이미지/
     
    불행한 결말


    그는 36세에 결핵으로 숨졌다. 가난했던 환경과 술과 마약에 심취한 그에게 결핵이라는 병은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아내 잔느 에뷔테른의 죽음이다. 그녀는 모딜리아니가 보잘 것 없는 화가라는 직업 때문에 부모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쳐야만 했다.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강행한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아버지로부터 버림. 너무나 가난한 환경 속에서 남편만을 기대며 살아온 그녀에게 모딜리아니의 죽음은 너무나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당시 그녀는 둘째를 임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딜리아니가 죽고 난 다음날 5층 건물에서 몸을 던져 그를 따라갔다.
     
    10월 4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모딜리아니 작품 전시회

    모딜리아니 작품이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모딜리아니 몽파르나스의 전설'이라는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도슨트의 설명에 따르면 모딜리아니의 작품 수십점이 이렇게 한 곳에 모인 적이 처음이라고 한다. 10월 4일까지 전시라고 하니 한번쯤 들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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