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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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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인생은 기록으로 말한다- 이두애(시인)

  • 기사입력 : 2015-09-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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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계획했던 일들이 실천해 오다가 어느덧 무심해지기도 하고 시간만 흐른 듯하다. 올해도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내 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젊은 시절이라 하지 않는가. 수첩에 적어 두었던 계획들을 보면서 반성의 기회를 가져 보았다. 실천 가능한 것들로 작성했는데 이루지 못한 것이 많다. 누구나 의미 있는 삶을 원한다. 자기계발과 삶의 질을 높이는 준비 방법으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면 좋을 것 같다. 평생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일, 혹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적은 목록을 버킷리스트라고 한다. 버킷리스트(Bucket list)라는 말은 중세유럽에서 자살이나 교수형을 할 경우 목에 줄을 건 다음 딛고 서 있던 양동이(Bucket)를 발로 찼던 관행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영화 ‘버킷 리스트’가 떠오른다. 암 말기 판정을 받은 두 중년남자 주인공이 죽기 전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작성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마지막 의미 있는 시간을 누구와 함께 보내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아마 가족, 친구가 우선이며 특별한 관계의 사람일 것이다. 영화가 상영되던 해에 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치료를 받고 있었다. 눈앞이 캄캄할 정도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 수술을 받는 다는 두려움과 병명 자체가 무서웠다. 재발위험 때문에 긴장했다. 평소 느끼지 못했던 신체의 손상이 얼마나 우울하며 소중한지를 느꼈다. 하고 싶은 일보다 평소 건강을 체크하고 챙겨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좋아하는 커피도 줄이고 커피가루를 모아서 향기를 즐겨 맡았다.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긴장하며 정기검진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내 나이 50살은 인생의 20대 중반을 배로 살았다. 그때 해보지 못한 일 중의 어떤 하나를 실천해 보는 것도 젊게 사는 방법이 될 듯하다. 오래 사는 것보다 젊고 건강한 생을 원한다. 노력과 실천 없이는 꿈을 이룰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조금이라도 후회를 덜하는 인생이 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지금에 해보고 싶은 일, 노인이 되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만일 몇 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아 두고서 몇 가지 버킷리스트를 작성한다는 것은 너무 늦은 감이 든다. 얼마 남지 않은 생활은 더 절실하고 용기가 생길 줄 모르겠지만 더 일찍 계획한 삶이 값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을 쓰는 사람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매일의 일기, 메모는 필요한 습관이며 참 중요한 기록이 된다. 그 내면에는 미래를 설계하는 힘이 있다. 기록해두지 않았다면 계획을 떠올려 적어보자. 마음속 계획을 그림 그리듯 떠올리며 기록을 하고 체크를 하는 것이 실천할 확률이 많다고 한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때 좋은 작성법은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여행을 계획한다면 구체적 장소를 적는 것이 좋다.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생각에서 머물지 말고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목표이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작성하고 종료시간을 정해 그 시간 내에 이룰 수 있게 해야 올바른 버킷리스트가 완성된다고 본다.

    여러분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좋은 작품을 남기는 것이다. 멋진 작품을 쓰는 사람으로 기억해 주는 독자를 만드는 일이다. 어쩌면 힘든 항목이 될지 몰라도 꼭 실천해보고 싶은 목표다. 글의 바탕에는 적당한 고통이 따르지만 작품 완성뿐 아니라 인생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자양분이 녹아 있지 않을까!

    이두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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