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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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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전남 등 남해안 지자체 ‘이순신 마케팅’ 과열

경쟁적으로 관광개발·유적 복원
졸속 복원·예산 낭비 등 우려
공동개발·전문가 검증과정 필요

  • 기사입력 : 2015-10-1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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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과 전남을 비롯한 남해안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이순신 장군 마케팅’에 나서면서 졸속 복원, 중복 투자로 인한 예산 낭비 등이 우려된다.

    지난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영화 ‘명량’의 대성공 이후 이런 현상은 더 과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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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경남신문 DB/


    ◆경남 실태= 하동군은 이순신 장군의 최후 격전지인 노량해협의 ‘구노량 해안마을’에 사업비 42억원을 투입해 217m 구간의 해안데크로드, 공원, 전망대 등을 설치하는 ‘아름다운 해양관광명소’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영시는 408억원을 들여 항남동 일대 8960㎡부지에 이순신광장과 상징 조형물 등을 조성하는 ‘한산대첩 병선마당’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8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창원시는 이순신 장군이 창원에서 벌인 첫 해전인 합포해전 안내비를 진해 풍호동 수치마을에 세웠다. 그러나 충분한 고증을 거치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 실태= 이순신 장군의 유적이 상대적으로 많은 여수시는 거북선을 만든 본영 선소와 돌산 방답진 선소, 여천 선소 등 3곳에 2017년까지 10억여원을 들여 선소 공원화 사업과 거북선 체험장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삼도수군통제영과 전라좌수영 동헌 복원 사업을 2022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국보인 진남관 보수사업도 이달 착공해 2019년 준공될 예정이다.

    순천시도 전라남도 기념물 171호로 지정된 순천왜성 복원에 나섰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일본이 조선을 재침략하기 위해 축성된 이 성은 전라도 지역에서 유일한 왜성이다. 순천시는 오는 2025년까지 200억원 이상을 들여 왜성과 함께 인근의 검단산성, 충무사 등과 연계한 임란전적지 복원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보성군은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에 다시 임명된 이후 선조에게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今臣戰船 尙有十二)’라는 장계를 올린 곳으로 알려진 열선루(列仙樓) 복원 사업에 나섰다. 군은 90억원의 사업비를 편성했다.

    해남군은 우수영 울돌목에 세워져 있는 ‘명량의 고뇌하는 이순신 상’을 상표 등록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상표로 등록됐다.

    ◆문제점·대책= 이순신 유적 관광상품화가 각 지자체별로 따로 추진되면서 단체장 치적 쌓기, 부실 고증, 예산 낭비 등이 우려된다.

    이봉수 이순신전략연구소 소장은 “지자체의 이순신 마케팅에 대해 중복되거나 역사적 근거가 없는 사업은 고증을 통해 걸러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국비가 투입되는 사업의 경우 예산심의 과정에서 전문가를 참여시켜 부실한 사업의 경우 중도에라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운 최치원 선생의 발자취를 공동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등 모범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와 경주시, 부산시 해운대구, 합천군, 함양군, 서산시, 군산시, 문경시 등 8개 시·군은 지난 7월 ‘고운 최치원 인문관광 도시연합 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이들 시·군은 각 지자체의 관련 사업을 한데 묶어 공동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사업 과정에 이순신리더십연구회,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 등 민간기관과 전문가, 향토사학자들을 참여시켜 고증을 거치는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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