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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역사전쟁, 북한과 핵전쟁- 이종판(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위원)

  • 기사입력 : 2016-01-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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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의 피날레는 25년간 끌어 왔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과거사 문제를 결정 지은 한일협정이었다. 타결되었던 첫날에는 언론에서도 긍정반응이 지배적이었으나 뒷날부터 부정으로 판도가 바뀌게 되었다. 기금 10억엔을 건넸으니 다시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하는 불가역(irreversible)이라는 용어는 자존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내부갈등과 한일갈등이 끓이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북한에서 원폭보다 수백 배의 위력을 지닌 핵풍이 불어왔다. 도대체 누굴 죽이려고 어마어마한 수폭을 준비하고 있는지. 북핵실험은 2013년 2월에 이어 4번째, 북한이 시끄럽게 떠들었던 '최첨단의 다양한 군사수단'을 손에 넣게 되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의 전략환경은 일본과 역사전쟁, 북한과 핵전쟁이라는 두 개의 전선에 직면하고 있다. 아무래도 두 개의 전쟁에서 국가의 흥망과 직결하는 핵풍을 없애야 하는 것은 지극히 우선일 것이다. 왜 김정은이 핵놀이를 좋아할까?

    먼저 이번 수소폭탄 실험이 1월 8일 생일을 앞두고 김정은 홀로서기 선언으로 보면 어떨까? 2011년 12월 17일에 권력을 승계하여 미국 대통령이라면 재선 임기에 들어서는 것과 같다. 축제일에 매스게임이나 핵실험,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은 삼페인을 터뜨리고 불꽃놀이 정도로 즐기는 북한정부의 취향을 대입해 보면 김정은 생일을 맞아 지금부터 김정은류(流)의 정치선언이라고 본다.

    금수산 궁전에서 두 선인의 미라신에 참배하면서 유훈 섭정과 수습 4년 동안 북한의 김정은화(化)를 위하여 건방지거나 엇박자내는 자는 살점 도려내듯 고통과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여 알아서 기는 체제를 만들었다. 내부에는 총부리를, 대외를 향하여 핵과 미사일을 갖추고 있다.

    다음으로, 내부체제를 총부리로서 장악했다면 핵과 미사일은 국제사회 발신용으로 보면 어떨까?

    지금 김정은 정권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동맹도 무너졌고 중러 역시 갈 길이 바빠서 6·25전쟁 때처럼 지원할 수도 없다. 핵프로그램을 폐기하면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잘 살도록 지원해주겠다는 우리의 제안도 거부하고 평화협정부터 먼저 맺자고 과감하게 나오고 있다. '미국과 맞짱 뜨는 대등한 북한', 핵보유국의 자격을 국제사회가 공인하라는 의지이다.

    북한은 2012년 4월에 헌법을 개정하고 자신들은 핵보유국으로 선언했다. 2013년에는 "소형·경량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며 2015년 5월에는 '잠수함미사일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월에는 김정은 자신이 수폭개발을 처음 언급했다. 장거리미사일에 소형화·경량화되고 파괴력 있는 핵탄두를 탑재함으로써 '미국도 김정은의 손 안에 넣을 수 있다'는 통 큰 전략을 완성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북한의 상대는 미국이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핵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나. 국제사회의 안전문제는 우선적으로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한다지만, 지난번 핵 실험 이후 채택된 2094호 결의는 북한의 핵실험을 강한 표현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련된 '인적, 물적, 자금'을 엄격하게 통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콧방귀도 없다.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한 6자회담도 열린 지 7년이 넘었다.

    북핵대응은 많은 방안이 제시되었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국제기구를 통한 대응, 즉 유엔안보리나 6자회담으로 북한의 말문을 열어두고 대화로 풀어보려고 했고, 실제 미국은 공습까지 생각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오직 핵'에 매달리는 북한에 대해 많은 궁리가 필요하다. 핵풍과 역사문제 중 국가이익의 우선이 무엇인지도 함께 생각했으면 한다.

    이종판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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