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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해양플랜트 역사와 우리의 해양산업- 이명호(한국해양대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6-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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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 세계와 한국은 앞으로 먹고살 길은 바다의 공장 해양플랜트산업뿐이라고 난리였다.

    이는 국제유가의 급상승으로 가스와 오일의 개발을 위한 해양플랜트의 폭발적인 발주로 우리의 대형 조선소들은 주종목인 상선의 건조에서 시추선을 포함한 해양플랜트의 건조 사업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해양플랜트의 역사를 보면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는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화석연료 중에서는 가장 편리하고, 품질이 우수한 자원이다. 처음에는 원유나 가스가 스며나는 얕은 여울에서 발견되거나, 침출유 혹은 타르 우물들을 모아 아주 간편하게 개발할 수 있었던 석유는 수천 년 동안 불을 켜는 데 사용돼 왔다.

    미국의 애드윈 드레이크가 1859년 기름 발견을 위한 시추를 처음으로 성공했고 이는 석유산업의 국제적인 탐사의 시작이었다. 기름은 나무통(배럴)에 담아 배럴당 5달러 이런 식으로 판매했는데 처음에는 배럴 사이즈가 표준화되지 않았으나 이후 1배럴이 159ℓ로 통일됐다.

    기름은 19세기 말 자동차산업이 발달되면서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게 됐고 그 사용량은 급속도로 증가했다. 비행기 설계에서 가솔린 엔진은 필연적이었고 석탄을 사용했던 선박도 연료의 사용을 기름으로 바꾸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용접산업의 발달, 야금술 그리고 배관기술의 발달이 원거리 배관설치를 가능하게 해 천연가스 산업도 붐을 일으키게 됐다. 동시에 석유화학 산업의 발달은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 증가를 부추겼다. 또한 1908년 5월에 페르시아 남부사막에서 솟아오른 시커먼 중동석유는 20세기 석유산업의 역사를 바꿨으며 전 세계의 산업에너지 소비를 충족시키고도 남을 정도로 생산량이 풍부해 배럴당 10달러 미만이었다.

    하지만 1973년 욤키푸르 전쟁과 1978년 이란혁명 등으로 아랍석유수출국기구(OAPEC)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原油)가격 인상과 원유생산의 제한으로 배럴당 10달러도 안 되던 유가가 40달러, 그리고 70달러까지 치솟아 오르는 2차에 걸친 석유파동이 일어났다. 바다 한가운데에서의 유전개발은 배럴당 단가가 50달러를 상회해 그동안 눈을 돌릴 수 없었지만, 60~70달러까지 치솟은 유가는 심해에서의 풍부한 유전을 개발하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오일 메이저들은 너도나도 심해 유전 개발을 위한 시추선과 FPSO(부유식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 등과 같은 첨단의 해양플랜트를 발주하기 시작했다.

    유전이 없는 우리나라는 초기에 해양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없어 해양플랜트의 핵심인 생산 프로세스 시스템은 미국, 유럽 등지의 해양선진국에서 생산했다. 우리나라 조선소는 생산시스템보다는 다소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배의 구조와 비슷한 선체만 주로 만들어왔지만 학습효과가 뛰어난 우리의 조선소는 조립과 시운전을 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게 됐다. 그러자 전 세계 해양플랜트의 대부분을 우리 조선소들이 수주하게 되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은 해양플랜트 르네상스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불과 10여년 뒤인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일가스 등의 풍부한 가스에너지의 개발이 국제 원유가의 하락을 부채질함으로써 추가적인 유전개발은 답보상태가 됐고 따라서 전체 해양산업의 일부분인 신조산업에만 의지하고 있던 우리의 해양산업은 몰락의 위기에 몰려 있다.

    우리가 당시에 잘했던 사업이었지만 이미 포기한 수리선 사업을 비롯해 폐쇄 및 폐선 등의 서비스산업은 제3국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발 빠르게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쪽으로도 눈을 돌려 새로운 해양산업의 부흥시대를 만들어야 하겠다.

    이명호 (한국해양대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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