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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정신과 지식재산- 정영길(원광대 교수)

  • 기사입력 : 2016-04-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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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의 고갱이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람 공부’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하는 공부가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문사철(文史哲)로 요약된다. 인문(人文)은 글자 그대로 사람을 위한 사람의 공부다.

    학교 앞에 흔히 새겨둔 ‘먼저 사람이 되자’라는 표어도 인문학 공부를 하자는 말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옛 사람들은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문학, 사학, 철학을 배워야 한다고 믿었다. 범박하게 규정하면 문학은 현재를, 사학은 과거를, 철학은 미래를 가늠한다고 볼 수 있다.

    문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더 멋스럽게 장식하려는 무늬와 같다. 같은 표현이라도 그럴듯하게 별명을 지어 불러야 여유가 생기고 실감도 그만큼 더하게 되기 때문이다.

    ‘미는 분노의 감정을 달래준다’는 괴테의 말이나, ‘시가이흥(詩可以興) 시가이군(詩可以群)’이라는 논어의 구절도 이런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아름다움에 취해 흥얼거리다 보면 그만큼 쉽게 동질감을 느낄 수 있고 또 흥기(興氣)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역사는 지난 일을 반추하여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과거를 곰곰이 되새겨 봐야 한다.

    문학이 ‘왜’를 감지한다면 역사는 ‘어떻게’를 지향한다. 처녀가 아이를 낳으면 역사가는 인구가 한 명 늘어났다는 결과를 강조하지만, 작가는 왜 하필 그랬을까 하고 그 이유에 주목한다.

    이와는 달리 철학은 미래를 전망한다.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그걸 실천하려는 노력이 철학의 밑힘이다. 그래서 칸트도 ‘철학’을 배우지 말고 ‘철학하는 것’을 배우라고 강조한다.

    인문학의 덕목이 지향하는 바는 결국 지혜로운 인격체가 되라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올바른 선택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는 안목이 필요하다.

    따지고 보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흔히 BCD가운데 C가 펼치는 경우의 수가 인생이라고 한다.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 놓인 선택(Choice)에 의해 삶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선택을 잘 하려면 통찰력과 심미안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명한 선택은 이 두 힘을 바탕으로 하는 독창성에서 빛을 발한다. 산업사회에서 독창성은 흔히 지식재산으로 상품화되게 마련이다. 특허, 디자인, 상표, 저작권 등이 지식재산권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지만 지난 2011년에 지식재산기본법을 제정했고, 이 법률에 의거해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만들었다. 지식이 곧 재산이 되며, 지식재산 강국이 되어야만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인식한 것이다.

    대학 졸업생의 절반이 실업자인 지금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창의력 교육을 통한 지식재산의 확대는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세계는 영토전쟁이 아니라 누가 지식재산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이다. 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개발하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문학은 지혜라는 양분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낳게 하는 화수분과 같다. 인문학을 홀대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식기반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화수분을 잘 활용해 창의적인 인재를 많이 길러내는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영길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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