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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 신청

6월 15일 이전 회생개시 여부 판가름

  • 기사입력 : 2016-05-28 22: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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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과 협력업체들은 지난 27일 STX조선의 법정관리 신청은 모두가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회생절차가 최대한 빨리 이뤄져 정상적인 조업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3년 채권단이 자율협약 지정과정에서 지지부진함을 보이면서 수주난과 선박인도 지연 등으로 STX조선의 정상화에 차질을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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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해지면서 지역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26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정문이 한산하다./전강용 기자/

    ◆법정관리 신청= STX조선해양은 27일 오후 6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13년 4월부터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은지 3년2개월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수석부장판사 김정만)는 STX조선의 회생 가능성을 따져 법정관리에 들어갈지, 청산 절차를 밟을지를 결정한다.

    법정관리는 가장 강도 높은 구조조정 단계로 회사가 이를 신청하면 법원은 회사가 살아날 가능성을 판단한다.

    법정관리 개시가 허락되면 법원은 채무조정을 통해 STX조선이 갚을 수 있는 수준으로 채무를 낮춰주고 회생 계획안을 이행하는지 감시하며 경영을 관리한다.

    ◆회생절차 및 일정= 법원은 이날 법정관리 신청을 접수받은 뒤 STX조선의 자산을 동결하는 보전처분과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금지하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STX조선이 자체적으로 빚을 갚거나 자산을 처분할 수 없고, 돈을 빌리 수도 없게 된다.

    법원은 이번 주 중 진해조선소 등 STX조선의 사업 현장을 방문해 현황을 점검하고 협력사와 근로자들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개시 여부는 법정관리 신청 후 한달 내에 결정되지만 이번 건은 진행이 빨라 6월 중순 전에는 나올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리면, STX조선의 모든 채무는 동결되는 등 본격적인 회생철차가 진행된다. 회사 측의 예상 일정에 따르면 법원에서 조사위원 선임을 통해 오는 7~8월 중 회사에 대한 채권과 재산실태 조사에 이어 9월께 사측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11월에 채권자 등 관계인 집회를 통해 회생계획인가 여부(회생이나 청산)가 결정된다. 법원이 이번 법정관리 신청을 중대 사안으로 보고 있어 일정이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생인가 신속히 나야’ = STX조선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금융권 등 일부에선 지금같은 수주 절벽 상황에서 청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STX조선과 지역 협력업체들은 법정관리를 통해 최대한 몸집을 줄여 생존가능성을 높인 다음 수주 받은 배의 건조와 함께 적극적인 수주에도 나서면 희망이 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만큼 회생인가 여부가 조속히 결정되길 기대하고 있다.

    최태환 STX조선 사외 협력업체협의회 총무이사는 “법정관리 신청으로 모두 채권이 동결되면서 협력업체들이 자금난을 겪을 수 있지만 최대한 빨리 회생인가가 나서 건조하는 배의 납품을 차질없이 하면서 정상화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수 창원조선기자재협회장도 “은행권에 선수금환급보증(RG)부분(2조원)에 대한 부담이 청산시 보다 배를 만들어 정상적으로 인도할 경우 오히려 부담이 적은 만큼 회생인가가 빨리 나야 한다”면서 “또 남아 있는 배의 건조를 2018년까지 하다보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조선업황의 회복 가능성이 높아 수주가 이뤄져 정상화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TX조선 측은 법정관리로 일부 건조 취소에 따른 부담도 있지만 선주사와 불리한 계약에 의한 악성 부채를 청산함으로써 회생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힌다. 또 조선업황이 점차 회복되고 있고 앞으로 특화된 중형 선박에 역량을 집중하면 조속한 시기에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회사가 청산하게 될 경우 종업원들 피해뿐 아니라 협력업체가 연쇄 도산할 수 있고 STX가 가진 전문적 기술과 노하우가 사장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국내 조선사들의 잇따른 도산으로 중국에게 유리한 고지를 넘겨주게 된다고 강조한다.

    한편 STX조선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계속 기업 가치’를 청산 가치보다 2800억원 이상 높은 1조1548억원으로 파악했다.

    ◆회사 측 입장 발표= 이날 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STX조선해양 노사협력팀은 현장직과 사무직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법정관리가 회사 재건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참고 기다려달라”는 취지의 설명문을 배포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청산가치가 높다는 여론 때문에 임직원과 협력사 그리고 납품업체 직원들의 걱정이 많다”며 “꼭 회생할 수 있도록 진인사대쳔명의 심정으로 55척의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하고 시장 회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병모 STX조선해양 사장도 조만간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입장과 향후 계획을 담은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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