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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다른 이름은 기회다- 정철영(전 창원시 진해구청장)

  • 기사입력 : 2016-07-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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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의 절반이 훌쩍 지나가는 가운데 그동안 우리사회는 안팎으로 참 많은 일들을 겪었다. 제20대 국회가 출범했지만 정치권은 변함없이 민생보다 당권에, 협치보다 대립에 더 많은 기운들을 낭비하고 있고, 영남권 신공항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지역 간 대립을 부추기기도 했다. 조선산업의 위기로 경기 침체와 더불어 노사 간의 갈등도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사회 곳곳에는 세대, 계층, 이념을 바탕으로 한 뿌리 깊은 갈등들이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갈등(葛藤)은 서로 어우러져 살지 못하는 칡과 등나무의 상극성에서 유래된 말이다. 하지만 갈등이 나쁜 의미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갈등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과정을 통해 갈등을 잘 해결한다면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21일 영남권 신공항은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10년을 끌어온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신공항과 관련된 후유증은 오랜 기간 지속되겠지만, 이 갈등을 기회로 새로운 지역발전 전략을 마련하느라 다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은 김해신공항 건설과 함께 서부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고, 경남은 밀양에 저가항공사 본사 설립과 더불어 김해 신공항이 제2의 관문공항이 될 수 있도록 후속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김해 신공항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창원시는 2010년 7월 1일 대한민국 지방행정사에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도시 통합을 이뤘다. 통합으로 인한 창원시는 지역총생산(GRDP) 36조원에 108만의 인구와 747㎢의 면적을 가진 명실공이 대한민국 동남권 중추도시로 발돋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3개 지역 주민들은 제각기 다른 불만을 토로한다. 옛 창원지역은 “세수는 창원에서 가장 많이 거둬들이나 세출은 마산과 진해에 더 많이 배분된다”고, 옛 마산지역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성지인데 명칭도 잃고 청사도 뺏겼다”고, 옛 진해지역은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도시임에도 인구와 규모가 작아 소외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역에 따라 모두 자신들만 손해를 입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과연 정말 그럴까? 창원은 창원국가산단 고도화를 통해 108만 메가시티의 중심지역으로 위상을 떨치고 있고, 마산은 야구장 건립과 해양신도시 조성 등을 통해 실질적인 제2의 도약을 이루고 있다. 진해 또한 지속적인 인구 유입과 사통팔달의 도로망 구축, 해양 개발 등으로 동북아 해양레저 및 물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필자는 얼마 전 진해구청장을 한 경험이 있다. 임기 동안 진해구민들의 뿌리 깊은 소외감을 없애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현장행정의 강화를 통해 진해가 가지고 있는 비교우위들을 지역주민들에게 세세히 설명하고 소통했다. 그 결과 공무원들의 생각은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고, 고착화된 생각을 바꾸는 것은 창조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을 실감했다.

    갈등은 자기중심의 사고와 불통에서 비롯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남 탓을 하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먼저 다스리는 노력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자세로 서로가 소통한다면 갈등은 충분히 풀어낼 수 있다.

    창원시 역시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고 모두가 바라는 비전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 길이 바로 창원광역시 승격이다. 비록 광역시 승격이 모든 갈등을 일시에 해소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 창원시가 안고 있는 갈등과 문제의 대부분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철영 (전 창원시 진해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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