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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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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상대의 방향이 존중이다- 이승주(기업문화서비스사 대표)

  • 기사입력 : 2016-09-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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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의 생각을 피력하는 사람은 상대에게 말을 하며 내용이 머릿속에 그려지지만 듣는 사람은 펼쳐져 있는 구슬을 하나씩 잘 꿰어 알아들어야 한다. 화자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 때 종종 엇갈림이 발생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사용하는 단어 역시 각자 다르다. 다른 소통스타일로 인해 야기되는 오해들이 있다.

    나는 친근감을 갖고 표현한 것이지만, 상대는 무시당했다고 생각하거나 무례한 것으로 여길 수도 있다. 또한 배려로 한 말이나 행동도 상대에겐 불편할 수도 있다.

    얼마 전, 휴식을 위해 찾아간 지리산에서 지인과 산책을 하다 배려의 코드가 다름을 깨닫게 됐다.

    집으로 돌아오는 날 오전에 둘레길을 걷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은근히 있었건만, 며칠 동안 함께한 일정이 힘겨웠을 상대에게 피곤한 일일까 싶어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떠나기 전날 저녁 산책을 하는 도중에 “내일 오전에 둘레길 걷고 점심 먹고 떠나면 너무 늦나요?”라는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나도 그러고 싶은데 힘들어도 거절 못할까 봐 말을 못했는데, 좋아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할 수 있음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니라고 하면 될 텐데, 난 그런 배려가 불편해요!”라고 한다.

    나의 대답은 상대를 위한 배려였건만, 그것 역시 거절이 어려워 대답해놓고 끙끙거리는 나를 기준으로 한 배려였던 것이다.

    단어 선택은 어떤가? 나는 이런 뜻으로 이야기하지만 상대는 저런 뜻으로 알아들어 혼선이 생기는 것은, 자신의 언어로 말하며 상대가 자신과 같은 뜻으로 알아듣기를 기대한 결과이다.

    일상 중에 바쁘지만 짬 내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이때 상대에게 방향을 틀어 그의 관심사, 그의 언어로 소통한다면 존중받은 상대는 기꺼이 우군이 되어 주지 않을까?

    상대의 방향이 존중인 것이다.

    이승주 (기업문화서비스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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