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4일 (수)
전체메뉴

화합과 환경보전의 시작, 마을도랑 살리기- 조상원(한국폴리텍Ⅶ대학 에너지환경과 교수)

  • 기사입력 : 2016-10-10 07:00:00
  •   
  • 메인이미지

    10월 5일자 네이버 모바일 메인뉴스에서는 환경재단이 조사한 우리나라의 환경위기 시각을 나타냈고, 9시 47분으로 심각수준을 넘어서 생존불가능인 12시를 향해 치닫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경제발전 위주의 국토개발로 인해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돼 하천의 유량은 감소하고 오염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국토해양부에서는 국가하천에 대해 치수사업 중심으로 하천도로와 제방 보완에 주력하고 있으며,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중규모의 하천을 대상으로 둔치를 정비하고 환경정화용 식물을 식재하는 자연친화형 하천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소하천도 1995년 소하천정비법 제정 이후 정비를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은 규제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이에 비해, 마을 주변 도랑은 상대적으로 관심과 투자가 매우 부족하고 하천을 관리하는 부처의 관리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실제 거주하는 마을과 가장 가까운 것은 도랑이며, 도랑은 빗물이 모여 처음으로 하천 형태를 나타내는 곳으로서 하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고, 하천의 최상류에 위치해 있으며 여러 가지 생물들이 살고 있는 서식처이다. 또한 옛날의 도랑은 어린 시절 물놀이하고 가재잡던 우리들 마음속 고향이다.

    이러한 마을의 도랑을 살리는 것은 각종 생활하수 및 쓰레기 등으로 오염된 도랑의 수질을 개선하고 도랑의 옛 모습을 회복하기 위한 사업이며, 마을주민 중심의 소규모 예산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도랑 살리기’의 의의이다. 따라서 도랑살리기는 하천관리의 효율성 증대와 체계적인 물관리에 도움이 되며, 마을 주민들의 참여로 잊어버렸던 공동체 의식을 일깨우고 마을의 기업체 및 단체와 협력해 지역공동체 회복과 마을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2006년부터 우리나라 최초로 도랑살리기를 시작한 단체는 ‘물포럼코리아’라고 하지만, 경남지역의 23개 환경단체가 2005년 ‘경남하천네트워크’를 결성해 도랑살리기운동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시민동참을 유도했다. 그리고 2008년 우리지역의 ‘(사)한국생태환경연구소’는 낙동강유역 경남지역의 24개 마을 도랑에 대한 실태조사와 2개 마을 도랑 복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120여개 마을의 도랑 실태조사와 40여개 이상의 마을도랑살리기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09년부터 환경부에서도 ‘오염물질 정화사업’에 도랑살리기사업을 포함시켰고 마을도랑살리기 실행매뉴얼을 개발했으며 언론방송에도 도랑살리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하천으로 등록조차 되지 않고 쓰레기로 오염됐던 마을도랑은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2010년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산청군 수철마을을 비롯한 3개 마을을 도랑살리기 모범마을로 선정했다.

    이러한 도랑살리기 운동의 성과로는 큰 하천 중심에서 물의 근원인 도랑 중심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꾼 점, 주민의식 전환 및 주민이 도랑 살리기의 주체가 된 점, 도랑 살리기 운동이 마을 소득 증대로 이어진 점 등이다.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 도랑 살리기 운동이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우선 사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올해로 9회를 맞는 ‘SBS 물 환경대상’에 대한 시상식이 곧 있을 것이다. ‘SBS 물 환경대상’은 물과 환경을 지키는 데 솔선해 탁월한 업적을 이룬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으로서, 지난해 물 환경대상은 ‘물 포럼 코리아’가 선정됐다. 올해에는 어떤 단체가 선정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마을화합과 환경보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마을도랑살리기가 최근에는 ‘일만 많은 사업’이라는 인식이 있어 안타깝지만 형식적이고 보여주기식이 아닌,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마을도랑살리기를 실천하는 진정성 있는 우리지역의 개인이나 단체가 선정되길 응원하며 기대한다.

    조상원 (한국폴리텍Ⅶ대학 에너지환경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