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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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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용원어시장 지긋지긋한 물난리

올해 최고치 해수위에 또 침수
어제 오전 발목까지 물 차올라
상인들 “만조때마다 침수” 불만

  • 기사입력 : 2016-10-1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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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차바’로 침수 악몽을 겪은 진해 용원어시장이 또다시 바닷물에 잠기면서 상인들이 놀란 가슴을 또 한 번 쓸어내렸다. 17일 오전 올 들어 도내 연안 해수면이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가장 높이 상승한 때문이었다.

    이처럼 용원지역의 상습 침수는 부산신항 조성 때 만든 수로의 단절과 배수펌프장 시설이 저지대 상가의 범람을 막아내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되면서 항구대책이 절실하다는 주민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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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9시 40분께 진해 용원어시장이 침수돼 물이 발목까지 차올랐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17일과 18일 양일간 백중사리(해수면의 조차가 연중 최대로 높아지는 상태) 때보다 더 높은 수준의 해수면 높이와 조차가 발생할 것이라고 13일 예측했다. 밀물과 썰물이 빠져 바닷물 높이가 달라지는 조석(潮汐)현상은 지구와 달·태양 사이 거리가 가깝고, 달-지구-태양이 일직선상에 놓일 때 더 크게 발생하는데, 이번이 그런 경우다.

    17일 새벽 3시께부터 진해 용원 앞바다의 해수면 수위는 서서히 상승해 오전 9시 30분께 정점을 찍었고,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 용원동 의창수협공판장 바로 옆 수산물시장에는 바닷물이 발목까지 차올랐다. 특히 수산물이 담긴 붉은 고무대야 바닥까지 물이 차 그 밑에 깔아 놓은 화물 운반대(팰릿)가 물에 잠기는 상황이었다.

    용원 수산물시장에서 20년 이상 수산업에 종사한 한 상인(60·여)은 기자에게 “사진 찍지 말라”며 “이런 거 보도해도 바뀌는 것도 없는데 왜 취재하냐”고 반복된 침수 피해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용원 수산물시장은 해안과 접하고 있어 조차(밀물과 썰물의 해수면 차이)가 큰 기간이면 해수면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침수가 반복되고 있다.

    이에 부산신항 사업 때 만들어진 용원수로가 욕망산까지 개통되지 않고 웅천안골왜성으로 들어가는 입구 부근인 제일식당 앞에서 막혀 해수면 상승 시 물이 바다로 빠지지 않아 저지대인 용원동으로 범람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배수펌프장 시설이 바다와 붙은 어시장에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잦은 침수가 이뤄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누리당 김성찬 국회의원(창원시 진해구)은 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국정감사에서 “진해 용원 침수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산신항 개발 과정에서 생긴 용원수로가 단절돼 물이 바다로 빠지지 않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박청도 용원동 지역주민어촌계원생계대책위원장도 “용원수로가 욕망산까지 개통되지 않아 물이 바다로 통하지 않는다”며 “바다로 물을 빼는 배수펌프시설이 작동하려 해도 이미 해수면 수위가 육지보다 높은데 어디로 물이 빠지겠느냐”고 말했다.

    진해구청 관계자는 “현행 배수펌프장 시설은 인근 주택과 상가 등 고지대 침수 방지용”이라며 “바다와 접한 저지대 재래시장의 침수는 막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서 부산항만공사를 비롯해 부산해양수산청, 경남도청, 진해구청, 경제자유구역청, 수협,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용원침수피해대책회의가 열려 피해 보상 및 재해 방지 대책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글·사진= 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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