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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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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현실화된 인구 절벽- 양영석(뉴미디어부장)

  • 기사입력 : 2016-1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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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초중고 학급당 학생수는 60명이 넘었다. 좁은 교실에 학생들이 모여 빽빽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콩나물 시루를 연상케 해 흔히 ‘콩나물교실’이라고 했다.

    한 명 한 명 출석을 부르는 데도 제법 시간이 걸렸고, 결석하거나 지각한 학생이 있어도 선생님의 눈에 잘 띄지 않아 친구들이 대리출석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30명 안팎으로 줄어 출석 부를 일도 없게 됐다.

    우리나라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은 1.3명으로, 세계 평균치(2.5명)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 중 꼴찌에서 4번째다.

    징병자원이 감소해 모병제를 해야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025년이면 연 38만명 정도의 아이만 태어나는데 63만 군대를 유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징병자원이 부족해 정신적으로 허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병사가 입대하다 보니 요즘 군대가 군대가 아니라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에 생산가능인구가 370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급속히 감소할 예정이다. 이른바 인구절벽에 직면한 것이다.

    인구절벽은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The Demographic Cliff’(2014)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뜻한다. 협의로는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40대 중후반 인구가 줄어 대대적인 소비 위축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인구절벽이 발생하면 생산과 소비가 주는 등 경제활동이 위축돼 심각한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데 해리 덴트는 2015년 10월 제16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한국이 2018년께 인구절벽에 직면해 경제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출산율을 높이려면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최근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의 출산지원책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유럽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프랑스(2.01명·2014년 기준)는 임신에서 육아에 이르기까지 받을 수 있는 수당이 30여 가지에 달해 전체 가계수입에서 아동양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9.7%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1993년 1.65 수준에서 2012년 2.01명으로 극적으로 반등했다.

    독일도 15년 전부터 ‘일과 가정의 양립’이란 목표 아래 적극적인 출산장려 정책을 펴 왔다. 우선 그 기간에 양육시설을 3배로 늘렸다. 2013년부터는 부모가 원하면 12개월 이상 아동을 무조건 양육시설에 맡길 수 있다.

    2005년 이후엔 초등학교 종일반 수업을 확대하고, 육아휴직 시 14개월간 기존 수입의 65%를 지급한다. 유럽 최고 수준의 육아휴직 인센티브다. 이런 영향으로 아이가 있는 독일 가정의 양육비용도 9.7%다.

    여성에게 쏠린 보육 부담을 남성과 직장, 사회로 분산하면서 더 많은 아이를 낳고 여성의 직장 복귀도 수월해져 지속적 경제성장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었다.

    세계 2대 강국인 중국이 13억8230만명, 미국이 3억2410만명이고 지구의 마지막 성장엔진인 인도가 13억2680만명으로 인구가 곧 국력이다. 인구 증가를 위한 백년지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다.

    양영석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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