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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주 기자의 영화 읽기- 로그 원:스타워즈 스토리(감독 가렛 에드워즈)

더 새롭게 더 리얼하게 스타워즈 신화의 진화

  • 기사입력 : 2017-01-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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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서는 이 영화 시리즈 속편이 개봉할 때마다 결근과 결석이 속출한다고 한다. 바로 현란한 광선검과 광활한 우주를 무대로 펼치는 대표적 SF영화 ‘스타워즈’다.

    스타워즈는 조지 루카스 원작의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영화 시리즈로, 타투인 행성에서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자란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가 모종의 사건에 휘말려 전 우주를 지배하고 있는 은하 제국에 대항해 반란군에 들어가고, 옛 공화국의 기사 제다이가 되어 은하 제국에 맞선다는 내용의 거대한 시리즈다. 1977년 ‘스타워즈4: 새로운 희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7편의 방대한 내용을 관객들에게 쏟아내고 있다. 워낙 축적된 이야기가 많은 탓에 스타워즈 시리즈에 지레 겁먹는 관객을 위해 한결 수월한 스핀오프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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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지 못한 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춘 영화다. 시리즈를 한 편도 보지 못했어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도록 스타워즈 분위기는 그대로 살리면서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킨 스토리 얼개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시기로 보자면 ‘에피소드 3:시스의 복수’와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 사이에 발생한 이야기로 ‘데스 스타’ 설계도를 탈취하기 위해 희생된 반란군들의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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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이 사라진 세상 속에서 반군 소속의 ‘진’(펠리시티 존스)은 적의 최종병기 데스 스타 개발에 아버지가 참여했단 과거 탓에 데스 스타의 약점을 캐내는 임무를 떠맡게 된다. 행성 하나를 파괴할 위력을 지닌 데스 스타가 완성되기 전에 설계도를 훔쳐야 하는 이번 작전의 성공 확률은 고작 2.4%. 실패 확률 97.6%의 위험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생사도 모르는 아버지에 얽힌 비밀을 밝히려는 진과 유능한 정보 요원 ‘카시안’(디에고 루나), 두 눈이 멀었지만 탁월한 무술 실력을 지닌 ‘치루트’(견자단), 전투 베테랑 ‘베이즈’, 파일럿 ‘보디’, 시니컬한 드로이드 ‘K-2SO’까지 합류한다. 이들이 의기투합해 꾸린 ‘로그 원’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을 선보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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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그 원은 SF와 첩보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특유의 판타지를 토대로 탄탄한 첩보 스토리를 더해 줄거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새롭게 선보이는 캐릭터들이 큰 몫을 하고 있는데, 특히 주인공을 맡은 펠리시티 존스는 적극적인 여성 반란군이 처한 상황을 ‘걸 크러쉬’ 연기로 소화하며 극을 안정감 있게 리드한다. 또 로봇 ‘K-2SO’은 드로이드이지만 사람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패할 확률만 늘어놓던 K-2SO이 가끔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소소한 웃음 포인트가 돼 어두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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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중화권 액션스타 견자단이 연기한 ‘치루트’ 역시 로봇과 외계행성, 우주비행선 등 최첨단을 달리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다. 눈이 보이지 않지만 뛰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캐릭터인데, 실제로 견자단이 눈이 안 보이면 몸으로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설정했다고 한다. 광선검 대신 막대기를 휘두르는 견자단의 무술 실력을 활용한 신비로운 전투장면이 신선한 느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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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스타워즈 마니아들에게는 오프닝부터 다소 아쉬울 듯하다. 로고와 시퀀스 등 스타워즈 에피소드의 트레이드마크인 상징물이 도드라지지 않은 데다 제다이, 요다, 광선검, 다시베이더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내심을 갖고 영화를 보다 보면 제작진들이 마니아들을 위해 숨겨놓은 팬서비스 장면이 적재적소에서 나타난다. ‘오래전 멀고 먼 은하계에(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라는 자막부터 시작해 로봇 R2D2, 3PO 등 오랜 팬들이 반가워할 만한 깜짝 등장인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톰트루퍼도 빼놓을 수 없다. ‘포스가 함께하길’이라는 긍정의 암시 효과도 이 영화 전체를 흐르는 중요한 대사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는 그 ‘새로운 희망’과 연결되는 뛰어난 프리퀄이며 ‘스타워즈’의 시간적, 공간적, 사상적 배경을 확장하는 스핀오프로 손색없다. 다양한 국적의 배우를 내세워 개성을 더하고 새 스토리로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더욱 팽창하게 해 앞으로 펼쳐질 스타워즈 시리즈에 희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일단은 성공적인 궤도에 오른 듯싶다. 대의를 위해 힘을 모아 맞서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교훈은 진부하지만 험난한 시국인 만큼 관객에게 전해지는 공감과 울림의 크기는 결코 작지 않아 보인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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