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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는 우리의 미래- 이명호(한국해양대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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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50년 전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는 호랑이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그 집 앞을 지나갈 때는 살금살금 조심해서 지나갔다. 길에서 공놀이를 하거나 떠들썩하게 발자국소리라도 낼라치면 “네 이놈들” 하고 호통을 치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가 뭘 그리 잘못했는지, 요즘 같으면 애들 부모가 나와서 애들 기죽인다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싸우고 난리가 났을 거다. 하지만 당시에는 떠들고 버릇없이 굴면 꼭 주위에는 호통치는 어른들이 계셨지만 커서도 별로 기죽지 않았고 오히려 어른들을 존경하고 공경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다닐 때는 크고 작은 사고를 치고 친구들과 싸우기라도 하면 선생님에게 매 맞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집에서 매 맞은 것을 아시고는 얼마나 말 안 들었으면 선생님이 그러시겠느냐며 부모님들로부터 한 번 더 혼나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러니 어른들과 선생님을 무서워하고 어려워했다.

    경제개발로 먹고사는 것이 조금씩 나아져 지금의 우리 세대가 부모가 되면서부터는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고 공중도덕과 사회적 윤리의 가르침은 어디로 가고 수능을 위한 수업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부모들은 선생님들이 인성보다는 수능과목만 가르치기를 바란다. 교사가 수업태도가 나쁜 학생들에게 매라도 한번 들라치면 학생들은 들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알린다. 그러면 부모는 달려와 선생님의 뺨을 때리는 등 교권은 추락한 상황이다.

    한 번은 아내와 전철 타고 가는데 출구에 선 한 젊은 남녀가 주위사람들은 아랑곳없이 끌어안고 가볍지만 입맞춤까지 하는 장면에 승객들도 못마땅해하는 것 같았지만 아무도 그걸 지적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선생인 내가 충고해야 된다는 책임감으로 “젊은이! 여기가 유원지가 아니잖아요!” 했더니 다행히 그들은 별 대꾸 없이 다음 역에서 내렸다. 물론 아내에게는 봉변당하면 어쩌려고 그랬냐고 한 소리 들었다.



    학교 건물에서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데 스마트폰을 보면서 앞도 보지 않고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내려가는 젊은이가 있어 아들 같은 생각에 “학생! 그러다가 계단에서 넘어지면 크게 다친다”고 충고하니 화난 얼굴로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나는 학생도 아니고 내가 알아서 할 건데 뭔 간섭이냐고 말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 세상과 기성세대에 화가 많이 나 있는 것 같다.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그래도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며칠 전 흡연구역에서 큰 재떨이를 두고도 재와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고 침을 뱉은 젊은이들에게 왜 그러는지 질문했다. 어떤 젊은이는 몰랐다고 하고 어떤 젊은이는 기성세대가 우리보다 뭘 잘하는데 충고하느냐고 말했다. 그래서 기성세대가 그동안 고생해서 경제를 살렸다는 말은 젊은이들에게 식상한 이야기라 하지 않았지만,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책임지려면 비록 기성세대가 마음에 안 들지만 적어도 기성세대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아야 되지 않겠냐고 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우리의 자식들이 기본은 착하지만 초· 중·고 시절에 공중도덕과 윤리를 배우지 못해 몰라서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남을 배려하고 이해해야 서로 간에 불협화음이 없는 성숙한 우리 인간들의 삶인데, 지금의 부모세대는 자식들의 인성보다는 출세를 위한 수능에만 매진해 공중도덕과 윤리와 남을 배려하는 것을 가르치지 못하고 잘못한 것을 보아도 무관심하고, 지적하는 것이 두렵고 또한 습관이 돼 있지 않다.

    하지만 한국인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들도 흉내 낼 수 없는 지난 IMF 외환위기 때 나라를 살리기 위해 금을 모으는 저력, 탄핵 촛불집회에서도 쓰레기 없고 질서정연한 수준 높은 의식이 있다. 기성세대들이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이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올바르게 인도해 주어 지금의 기성세대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미래의 주인공이 돼 질서 있고 범죄 없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명호 (한국해양대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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