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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산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배은희(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7-03-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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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국가산업단지 한국GM 공장이 있는 곳의 옛 마을 이름이 성주마을이다. 필자가 태어나 자란 곳이다. 직장을 따라 창원을 떠난 지가 20년이 지났지만, 종이 한 장에 따라 근무지를 옮겨 다니는 샐러리맨인지라, 올 초 다시 창원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가족들이 있는 집 가까운 곳으로 옮길 수도 있었지만, 나고 자랐던 곳이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곳이라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이곳 근무를 자원했다.

    첫 출근을 앞둔 주말을 이용해서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창원산단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생소한 업체들이 몇몇 눈에 띄기는 했지만, 대부분 업체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자리 잡고 있었다. 산업단지 내 도로, 건물 등 외관도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중간에 다시 창원으로 돌아와서 근무한 것도 십 년이 지났으니, 지난 시간에 비해 변화가 없는 건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옛 동무들과 뛰놀던 시골마을과 전답(田畓)이 산업단지로 변해 갈 때, 즉 상전(桑田)이 벽해(碧海)하는 것을 보고 자랐으니 그 이후 변화가 소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근래 창원산단처럼 경남의 산업지도의 변화가 더딘 것은 사실이다. 기계, 조선, 항공 등 경남의 주력산업은 이미 40여 년 전 중앙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따라 지역의 대표산업으로 자리 잡았고, 산업단지도 이미 그때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사회, 경제적 안녕과 풍요의 상당 부분은 40여 년 전의 산업정책에 기인하고 있으며 산업단지는 기간산업 육성이라는 정책목표를 담아내는 그릇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창원산단이 낯설지 않아 편하기는 하지만, 변화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산업단지에 활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라 한편으로 마음이 불편하다. 2013년 매킨지 보고서에서는 새로운 성장 모델 발굴에 더딘 우리 경제를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로 비유하며 그 물속에서 탈출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통 기계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창원산단도 마찬가지다. 창원산단 기업들은 기계산업의 첨단화, 스마트화 추세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선진국과는 기술경쟁에서, 후진국과는 가격경쟁에서 밀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더불어, 노후화된 산업단지는 R&D, 문화·복지시설 등 산업인프라가 부족해 지속성장 공간으로서의 클러스터의 기능 수행에 한계를 맞고 있다.

    창원산단이 새로운 경제 질서와 시대적 요구에 걸맞은 산업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해법을 해외 사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유럽의 국가들은 우리보다 먼저 산업화와 쇠퇴과정을 경험해 왔다. 이 중 일부는 기존 산업의 쇠퇴로 황폐해진 산업 공간에 새로운 비전과 가치 부여를 통해 첨단산업으로의 산업재편 및 지역 활력을 되찾은 사례로, 이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먼저 과거 생산기능에만 집중된 단순 집적지를 산학연 클러스터링을 통해 지식과 혁신이 창출되는 혁신 지향적 공간으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또한 노후화된 산업공간을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와 삶이 공존하는 복합공간으로 조성하고, 친환경 산업단지 구축을 통해 성장과 환경보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했다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산업단지공단은 창원산단이 미래에도 지역발전을 이끌고 입주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창원산단을 창의와 혁신, 일자리와 문화, 성장과 환경이 공존하는 산업 공간으로 재창조하기 위한 창원산단 구조고도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본 사업을 통해 조성하고 있는 ‘창원산단 융복합집적지’ 조성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 사업은 창원산단 일원에 공공과 민간 투자를 통해 제조, R&D, 인력양성, 문화, 복지, 주거시설을 통합 집적해 융복합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으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되게 된다.

    ‘창원산단 융복합집적지’가 미래 산업단지의 비전을 제시하고 창원산단 변화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 기대한다.

    배은희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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