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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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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공감- 김영애(창원 도계중 교장)

  • 기사입력 : 2017-03-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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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사고 때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죄책감에 몸부림쳤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해라는 말만 하지 말고, 많이 대화하고, 행복하게 해 주고, 사랑해 줄 걸 하며 목 놓아 울던 유가족의 마음이 곧 국민의 마음이었다. 태산 같은 지식도 티끌 같은 진리 하나에 무너지듯이 아이의 죽음 앞에서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었다.

    어느 언론사에서 직장인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3명이 하루에 자녀와 10분도 대화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공감과 소통의 부재는 물론, 쓸데없이 이름을 다투느라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24시간 시끄러운 나라가 되어 버렸다. 소란스럽기 짝이 없다.

    언제부터인가 사색 시대에서 검색 시대로, 소통이 접속으로 대체되고, 표정을 담지 않은 이메일과 휴대폰 메시지가 커뮤니케이션의 안방을 차지해 버렸다. 사람들은 듣기보다 말하기를 더 좋아하며, 때로는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가 끝난 다음에 어떤 말로 카운터펀치를 날릴 것인지에 골몰하기도 한다. ‘나는 보여진다. 따라서 나는 존재한다’라는 것처럼 말이다.

    공감과 소통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다. 우리가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지만 듣는 데는 60년이 걸린다고 한다. 어쩌면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빌 게이츠의 성공비결은 식탁교육으로 불리는 어린 시절의 가족식사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편리하면서도 메마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 우선 자녀와의 대화시간을 많이 갖도록 노력해 보자. 최고의 백신인 ‘가족’, 자녀와의 공감이 청소년의 비행을 줄인다. 나아가 주변 사람과는 잔잔한 감정의 여운이 느껴지는 따뜻한 말 한마디 먼저 건네 보자.

    ‘왜 사는가’, ‘어떻게 사는가’, 이 질문의 깊이와 무게는 늘 우리에게 힘든 과제지만, 평범함 속에 흩어져 있는 작은 행복이라도 우선 줍고 볼 일이다.

    김영애 (창원 도계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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