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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관광통영 완성은 시민의 배려로- 김진현(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 기사입력 : 2017-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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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섬 그리고 산.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 이 모든 것을 다 가진 곳은 어디일까. 통영시다. 통영, 한국 최고의 관광 도시며 역사 전통 문학에 비경이 어우러진 곳이다.

    아침저녁으로, 사계절, 눈 올 때 비 올 때, 그때그때 얼굴을 바꾸는 바다. 변화무쌍한 파도를 오롯이 안고 한 몸인 듯 흩뿌려진 570여개의 섬. 동백이 지천인 산양일주 도로와 위섬 아래섬을 연결하는 사량대교, 연대도와 만지도를 잇는 출렁다리에, 한국제일경으로 꼽아 손색없는 소매물도와 이순신의 얼이 깃든 한산도까지. 통영의 자연은 볼거리 그 자체다.

    20여 년 전 특집부 기자로 있을 때 ‘비경한려수도’라는 시리즈물을 연재하며 난 통영의 속살을 훑었다. 당시와 지금은 어떻게 다를까. 꼬불꼬불한 길 따라 차 몰고, 여객선이 없어 어선 얻어 타며 다닌 충무시와 통영군. 그땐 경치만 뛰어난 곳이었다.

    지금의 통영은 어떤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관광 도시로 변했다. 미친 정책, 미친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만든 케이블카. 이젠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케이블카와 연계해 만든 루지도 대박 조짐이다. 빈민촌이던 동피랑은 올해 한국 100대 관광지에 선정된 관광명소다. 홍등가였던 서피랑엔 연주가 가능한 한국 최고의 피아노계단이 설치됐다. 통영 앞바다 품에 만들어진 국제음악당은 통영을 단순한 관광지에서 문화와 예술, 관광이 공존하는 문화 관광도시로 만들었다. 통영 관광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춰졌다. 그런데 관광도시로 통영은 무언가 부족하다. 그 부족함은 뭘까.

    지난해 이탈리아를 다녀왔다. 로마와 베니스, 소렌토 등은 내 좁은 눈을 열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멋진 관광지들. 그런 명소보다 난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더 큰 감동을 받았다. 로마의 도심이 얼마나 불편한지 가본 사람은 알 것이다. 관광차가 몰려들면 도심 교통은 정체된다. 출퇴근시간. 고통이다. 그래도 로마시민들은 내색하지 않았다. 도심 유적을 지키기 위해 재건축은 엄격히 제한된다고 했다.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좁아도 로마시민들은 불평하지 않았다. 모두가 관광으로 먹고살지는 않지만 그들은 관광도시 시민으로서 불편함을 당연함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관광통영의 완성은 시민의 몫이라 생각한다. 시의 정책을 완성시켜주는 것은 시민의 절제와 배려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 통영은 어떤가. 관광객들이 길을 몰라 천천히 운전하면 경적이 울린다. 아직도 바가지를 씌우는 식당이 있고, 도심은 무단 투기 쓰레기와 전쟁을 한다.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횟집으로 신선한 생선을 나르는 물차는 자신들의 고객인 관광객들 차량에 물방울을 쏟아낸다.

    관광도시 문화도시의 성공은 슬로시티에 있다고 믿는다. 이 빠른 세상에 천천히 해야만 명품이 될 수 있는 게 관광 문화다. 자신은 관광업과 관계없다며 통영을 찾는 관광객들에 불평을 하고 정책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 이제 통영은 조선업에 의존하는 도시가 아니다. 관광과 문화가 중심이 되는 도시다. 모든 시민이 관광 전사가 돼 조금 불편하고 조금 힘들어도 참아내고 인근 고성군과 거제시의 관광 자원까지 안고 갈 수 있는 그런 넓은 마음을 가진 관광도시민이 돼야 한다. 시민들의 도움 없이 관광통영의 완성은 불가능하다. 시청도 시민들의 마음을 얻어낼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홍보하는 노력을 아껴서는 안 된다.

    통영시내로 무수히 차를 몰고 다니는 나 역시 글을 쓰며 관광객을 위한 배려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배려는 선심이 아니라 당연함이라는 선현의 말씀을 되새기며….

    김진현 (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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