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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여성전문농업인 서은정 진주 프랜토피아 대표

좋은 식물 배양해 좋은 세상 만들어 갑니다

  • 기사입력 : 2017-04-0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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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로 나의 미래, 아이의 미래를 포함해 세상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좋은 식물로 좋은 먹거리와 의약품을 만들고 나무도 만들어 지구를 치유하는 일까지 해보려 합니다.”

    조직배양 기술로 열악한 국내 종묘분야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여성전문농업인 서은정(50)씨.

    그가 이끄는 농업회사 프랜토피아는 지난 1994년 진주시 내동면에서 200㎡ 규모의 비닐하우스에 식물조직배양실을 설립하면서 첫발을 내디뎠다.

    그동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어려움이 닥치면서 여러 차례의 좌절감과 상실감을 겪기도 했지만, 회사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현재 회사 소재지인 진성면 상촌리에 600㎡의 조직배양실과 순화실, 육묘실, 재배온실 등 1만5000㎡에 달하는 부대시설을 갖춘 독보적인 종자회사로 굳건히 뿌리내렸다.

    프랜토피아가 농업의 독보적인 회사로 우뚝 서기까지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서 대표의 보석 같은 아이디어와 선진국에 종속된 종묘산업을 발전시켜 보겠다는 한국인의 자존심이 있었다. 프랜토피아는 그동안 단기간에 농업생산에 보탬이 되는 품목 위주로 또는 개인이나 육종가들이 생산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의뢰받아 생산해 왔지만, 지금은 주로 식량자원의 조직배양묘를 생산하고, 기후변화에 대비해 열대작물 조직배양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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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은정 프랜토피아 대표가 배양실에서 배양되고 있는 식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창업 동기

    경상대학교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서 대표는 재학시절 조직배양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당시 화훼나 구근류 식물들이 비싼 가격에 수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우리나라도 조직배양 기술이 있는데…” 라는 의구심으로, “내가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회고한다.

    졸업 전에 시장조사를 거치고, 배양시설과 설비, 기자재 비용을 아끼기 위해 내손으로 짓고 만들어 식물조직배양을 시작한 것이 곧 창업이었다. 서 대표는 “하지만 이제는 창업 전보다 더 큰 꿈을 꿀 기회가 왔다”고 또 하나의 자신감을 내비친다.

    자연환경의 변화로 인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식량자원의 멸종 위기나 지구기후 변화를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는 지구숲(조림) 만들기에 한몫할 것이고, 지구인의 먹거리 생산에 한 축을 담당할 조직배양 기술과 인프라를 구축해, 어떤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는 것이다. 회사는 현재 동남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에 조직배양기술 이전 등 대한민국의 농업기술 전파에 나서고 있다. 물론 사업 규모도 국내 시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커서 사업성도 충분하다는 것이 서 대표의 분석이다.


    ◆목표는 식물자원은행 설립

    “제 목표가 식물자원은행이었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식물은 조직배양이 가능하다는 신념으로 지금까지 1300여 품종의 식물을 조직배양체로 만들었습니다.”

    서 대표는 “이젠 식물조직배양 의뢰나 문의가 많고 내방객 등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오면서 프랜토피아가 주목받는다는 것을 느낀다” 면서 “아, 내가 이 길을 잘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크게 이익을 내는 회사가 되지 못해서, 직원들의 처우를 한국 최고로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단다.

    “지금은 어떤 품종의 식물을 조직배양으로 만들어서 재배하고 싶다면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다만 초창기와 지금의 입장이 조금 달라진 것은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소량의 조직배양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객에게는 참 미안하지만, 사실 정부지원사업도 아니어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회사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량생산기술 노하우 축적”

    “국내에 조직배양묘의 수요가 있는 식물들은 거의 다 개발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량생산기술도 확보했고요.”

    서 대표의 말처럼 프랜토피아는 ‘조직배양을 하면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바이러스는 제거됐느냐’는 등의 염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량생산기술의 노하우를 축적해 두고, 이를 활용해 농업이 주축인 국가를 대상으로 기술 이전과 함께 재배기술을 전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바나나,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과 고무나무, 카카오, 커피나무 등의 조직배양묘 대량생산기술을 말한다. 앞으로 우리나라 먹거리 생산에도 활용될 작물들이다. 국내 조직배양묘 시장이 상대적으로 너무 작기 때문에 발달된 농업기술의 수출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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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훼배양실을 둘러보고 있는 서은정 대표.


    ◆“농업은 국가 지키는 무기”

    “저는 첨단농업에 대한 욕심과 의지 하나만으로 23년을 보냈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렵사리 지내온 기간들을 생각하면 더 나은 일을 해야 하고, 그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후회할 여유도 없습니다.”

    서 대표는 올해 딸이 고교에 진학했는데 지금까지 엄마가 해놓은 것에 대한 자부심과 존경심이 대단해 무척 만족한다고 한다.

    다만 학계나 기관, 많은 농업인들이 식물조직배양에 대해서 책이나 연구보고서에 기술된 수준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좋은 모종을 공급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는다. 식물조직배양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산업이 제대로 가동되려면 학교나 실험실, 연구기관에서가 아니라 실물현장에서 접목돼야 하는데, 이 분야에 관련된 일부 기관이나 지식인들이 제품 생산을 포기하도록 하는 일을 종종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런 풍토가 결국 우리나라 종묘산업을 뒤처지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서 대표는 “농업은 종자, 하늘, 기술 이 세 가지가 좌우하는데 그 첫째인 종자를 생산하는 농업인은 정직해야 하고, 농업의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하는 심성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농업은 전쟁터의 무기로 우리 농업인들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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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가 행복해지는 일 꼭 해보고파”

    국내 농업을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다품종 소량 생산이다. 좁은 경지면적에 수많은 종류의 우수한 먹거리를 생산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계절의 구분이 있고 연교차가 50도에 달하기 때문에 재배기술만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

    지금은 기후변화에 의한 피해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무엇보다 이런 조건에 대비한 종자나 종묘 생산이 중요하다. 근래 우리나라는 종자선진국이 해놓은 결과에 대한 경쟁과 비교에만 열중하고 있는데, 우리가 종자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미래의 먹거리가 무엇인지, 다품종 소량 생산국과 소품종 대량 생산국 양쪽에서 다 필요한 품종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서 대표는 주장한다.

    원예에 관한 학문 정립에 이은 창업, 신기술로 각종 상품 개발 등 서 대표가 걸어온 길을 보면 1.5차 산업의 선구자, 또는 참된 농업인이라는 수식어가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농업기술개발 부문 등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는 서 대표는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 인류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인데 아직까지 만들지 못한 의약품을 식물을 통해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인간이 행복해지는 일을 한 가지 정도는 꼭 해보고 싶습니다”고 답했다.

    글·사진= 강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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