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거부의 길] (1074) 제19화 대통령선거 ④

“왜 비선 캠프에 참여해?”

  • 기사입력 : 2017-04-20 07:00:00
  •   
  • 메인이미지


    서경숙은 허공을 달려오는 바람소리에 잠깐 귀를 기울였다.

    “비선캠프에 들어가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거야.”

    임준생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서경숙은 천천히 와인을 마셨다.

    “정치를 하고 싶어?”

    “아니에요. 정치는 싫어요.”

    “비선 캠프는 매우 중요해. 정치를 하고 싶지 않으면서 왜 비선 캠프에 참여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본인이 원하면 해야지.”

    임준생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한번 해볼까요?”

    “해봐. 좋은 경험이 될 거야.”

    임준생이 미소를 짓고 서경숙의 앞에 와서 앉았다.

    그때 직원이 안주를 가지고 왔다. 과일과 치킨, 치즈를 비롯해 맛깔스러운 안주가 세 접시나 되었다.

    서경숙은 이미 민병삼의 비선 캠프에 참여해야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결정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대통령을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했다. 임준생의 조언을 구한 것은 그에게 의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임준생은 와인을 마시면서 역대 대통령선거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옛날에 여당 대표인 김영산 의원이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고 있었어. 국회의원을 여러 차례 했고 당내 최대 계파를 거느려 누구나 그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될 거라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대통령은 이 사람을 싫어해서 다른 후보를 내세우려고 비밀리에 공작했어. 박태윤 대통령 만들기 비밀 프로젝트를 만들고 활동을 시작했어. 박태윤 대통령 만들기 캠프는 책임자에 신문사 사장 출신인 이상민이 맡았고….”

    임준생은 20여 년 전의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박태윤은 한국철강을 세계적인 회사로 키운 인물이었다.

    “신문사는 당시만 해도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어. 국민들의 인식도 좋았고. 인맥도 뛰어났지. 신문사 편집국장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면 대부분 당선될 정도였으니까. 지금하고는 많이 다르지.”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서경숙은 임준생에게 와인을 따라주었다.

    “박태윤 대통령 만들기 캠프는 부지런히 움직였어. 우리나라의 기라성 같은 인물을 영입하고 경제인들의 지지도 받았어. 자칫했으면 여당 대통령 후보가 될 뻔했으니까.”

    “그런데 왜 실패했어요?”

    서경숙은 천천히 와인을 마셨다. 박태윤은 끝내 대통령 후보가 되지 못했다. 그것은 서경숙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김영산 캠프에서 박태윤의 비자금장부를 입수했어.”

    “어떻게 그런 장부를 입수했어요?”

    “정보기관에 있는 사람이 제공했어.”

    서경숙은 임준생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