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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5월 어린이문예상> 심사평

“동심 담은 천진한 표현 속 따뜻한 시선 돋보여”

  • 기사입력 : 2017-05-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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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봄은 우리나라 전체가 어수선하고 힘들었다. 아이들도 덩달아서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응모 편수가 줄어든 결과를 가져왔지만 개별적으로 보낸 작품이 많았고, 아이들과 함께 글쓰기 진도를 한 결과물로 보내온 글이 많아 즐겁게 읽었다. 그래서 한 편 한 편 소중하게 다가왔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저학년 아이들이 쓴 글은 진솔하게 다가온다. 굳이 예쁘게 꾸미지 않아도 아이 말 하나하나가 감동을 준다. 저학년 아이들이 쓴 산문에서는 특히 대상을 바라보는 눈이 따뜻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을 생각하는 마음이 의외로 깊다. 저학년 산문 최우수에 뽑힌 ‘열일곱 순덕이’는 오래 키운 강아지를 생각하는 마음에 진정성이 있어 독자의 마음까지 데워주기도 했다. 시각장애인 체험을 하고 쓴 ‘장애인의 날 체험’은 행사처럼 그냥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인데도 따뜻한 마음이 배어들게 잘 썼다. 가작으로 뽑힌 글에서도 심폐소생술을 하게 된 과정을 생생하게 적어서 잘 읽힌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한 번쯤은 겪었을 일이지만 짜임새 있게 잘 써서 다시 한 번 그 과정을 생각하게 해준다. 그런가하면 또 ‘잔소리 없는 날’을 보내게 된 아이의 솔직한 마음도 잘 나타나 있어 재미를 준다. 이런 글을 읽으면 많은 아이들이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싶다. 글의 힘을 믿어본다.

    저학년이 쓴 시는 읽으며 쿡쿡 웃음이 나기도 하고, ‘아, 그래’하며 놀라기도 할 만큼 새롭고 재미있었다. 천진한 표현 속에서도 깊이 생각하는 모습들이 잡혀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말이 실감났다. 최우수 작품으로 뽑힌 ‘손그릇’은 어린이 세계에서조차 황금만능주의가 판치는 요즘 세태에서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손그릇을 통해 무엇이 더 소중한지 그려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즐비한 화려하고 세련된 물건들보다 사람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손그릇을 더 높게 보는 마음이 소중하다. 우수작인 ‘바닥’과 ‘아빠 발’에서도 천진하면서도 따뜻한 어린이의 마음이 잘 그려졌다. 저학년 글에서 보다 원시적인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학년 산문은 가족과 친구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았고, 애완동물이나 자연에 대한 감상, 환경과 미래에 대한 논설문도 보였다. 성숙한 가치관이 드러나는 작품도 있고, 사회문제에 눈을 돌린 작품도 있었다. 당선작인 최우수 작품은 장애를 지닌 외할머니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고학년다운 시선으로 깊이 있게 드러냈다. 우수 작품도 행복을 주는 팥빙수와 같은 친구가 되고 싶다는 착한 마음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세심하게 드러나 있다.

    고학년 아이들이 쓴 시를 읽으며 초등학생들의 사고가 많이 고정돼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예년에 비해 상상력이 떨어지고 감성이 메말라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작품을 고르기 힘들었다. 빡빡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어 안쓰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작품에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맑은 눈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최우수작 ‘민들레 잎’의 경우 작은 민들레 잎을 삽으로 보는 시선이 새로웠고, 그 잎이 땅을 뚫고 나오는 힘으로 바라보는 발상이 재미있다. 그리고 시간이 자전거를 타고 나무 옆을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낸 ‘나무’를 뽑을 수 있어 기뻤다. ‘이제 나 밟지 마’라는 개미의 당당한 한마디를 가슴으로 담아낸 ‘개미’ 역시 기쁜 마음으로 선정했다.

    컴퓨터로 작업해 보낸 작품이 꽤 보였는데, 아이들 작품은 가급적 아이가 직접 손으로 쓴 글로 보내주기를 권한다. 어린이 문예상인 만큼 워드로 작업한 작품은 지양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이림 아동문학가, 김륭 시인, 박종순 아동문학평론가, 김문주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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