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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축구 전술에서 얻는 교훈 ‘집단지성’- 배은희(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7-05-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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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축구의 역사는 아리고 사키(Arigo Sacchi)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한다. 사키는 1987년부터 1991년까지 이탈리아 프로팀 AC밀란을 맡아 자국 리그 우승뿐 아니라 2회 연속으로 UEFA 챔피언스 우승으로 이끌었다. 사키 이전까지 이탈리아 축구는 빗장수비(카테나치오) 전술로 수비에 치중하다가 역습을 노리는 수비 위주의 전술이었다면, 사키의 축구는 현대축구의 기본이 되는 전방압박과 지역방어 전술로 현대축구 전술의 근간을 이루었다. 그래서 그를 이탈리아 축구뿐 아니라 현대축구의 발명가라고 부른다.

    사키 이전의 축구는 공격수들은 수비에, 수비수들은 공격에 활발하게 가담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키는 11명의 선수가 경기 내내 수비와 공격에 활발하게 가담할 것을 요구했다. 수비 단계에서는 공격수들이 최초의 수비자가 되고, 4명의 수비수는 수비라인을 올리면서 수비뿐 아니라 공격의 전초작업을 수행하게 했다. 사키에게는 모든 선수가 전술을 위해 중요한 존재들이고 어떤 선수도 특별대우를 누릴 수 없었다. 모든 선수가 사키가 요구하는 전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를 조화롭게 움직이는 ‘집단지성’을 통해 팀은 승리하고 명문 팀으로 거듭난다고 강조했다.

    ‘집단지성’이란 다양한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을 통하여 얻게 되는 집단의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소수의 우수한 개인이나 전문가의 능력보다 다양성과 독립성을 가진 집단의 통합된 지성이 올바른 결론에 가깝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지식이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져 대중에게 전달되었다면, 오늘날에는 인터넷, 모바일 산업의 발달로 많은 사람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유로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는 ‘집단지성’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온라인 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 네이버의 지식in 등이 있다. 집단지성의 개념은 사회학, 경영학, 공학 등의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다가 최근에는 모든 사회현상에 적용되고 있다.

    사키가 이끌던 AC밀란이 ‘집단지성’을 토대로 현대축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사키는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해 팀을 운영하기보다는 11명이 가진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게 하고, 이들이 가진 각자의 능력을 감독의 지략으로 하나가 돼 움직이게 했기 때문이다.



    사키를 통해 구현된 ‘집단지성’을 토대로 하는 현대축구가 우리 산업현장, 특히 기업성장에 시사하는 바를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보았다. 첫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적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는 지난 반세기 동안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통해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룬 것에 반해, 중소기업의 대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대·중소기업 간 불균형을 초래했다. 특히 최근 산업의 경쟁은 개별 기업 경쟁에서 기업 네트워크 간 경쟁으로 변화하는 추세에서 중소기업의 부실은 결국 대기업 경쟁력 약화로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서로를 파트너로서 인식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기업 생존과 발전을 위한 기본 토대가 될 것이다.

    두 번째, 기업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기업지원 기관 간 협력적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창원지역에는 지자체를 비롯한 각종 지원기관이 창원산단을 중심으로 기업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관 간 협력체계가 미흡해 지원 사업은 서로 중복되고 기업에 실효성 있게 전파되지 않고 있다. 이에 산단공은 창원시를 비롯한 여러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기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내일이면 우리는 새로운 국가 지도자를 맞이한다. 이제는 정치 논리로 초래된 경제적 위기를 합리적 ‘집단지성’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배은희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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