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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분노 다스리기 - 김민기 (창원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

  • 기사입력 : 2017-06-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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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 사회는 ‘묻지마 폭행’, ‘보복운전’ 등 분노범죄 증가로 불안에 떨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노범죄의 증가 이유를 치열한 경쟁 속에 내몰린 개인들이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다가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분노범죄가 68% 급증했다는 내용과 우리나라 성인 절반가량이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으며 약 10%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있다. 이렇듯 누구나 잠재적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예방책은 자기감정을 스스로 통제하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단순논리에 그친다.

    앞서 ‘예술로 치유받기’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인간 고유의 본성을 우리는 일상 속 장식용구나 생활필수품에서 간혹 마주하곤 한다. 누군가는 가족사진이나 소품들로 거실을 예쁘게 장식함으로써 미에 대한 욕구를 발산하고 낙서와 같은 행위를 통해 반항적 자유를 표출하기도 한다. 현대 심리학자, 정신분석학자들은 심리적 장애를 치료하는 데 있어 미술, 음악, 무용, 연극 등의 표현방식이 큰 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플라톤 시대부터 음악을 통해 환자를 치유했다는 기록이 있듯이 예술은 억압되고 상처 입은 현실을 부정적 측면을 치유하여 보편적인 미의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인간은 자기의 분노와 고통을 소설, 그림, 음악, 조각 같은 예술작품으로 변화시키고 그 안에서 현실세계에서는 감히 주장하지 못할 것들을 과감히 표현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예술은 인간의 분노와 공격적 욕구를 해소하는 카타르시스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수많은 예술가들은 그들의 작품을 통해 현실 속에서 실현할 수 없는 충동을 미화시켰고 자신의 이중적 자아를 해방시켰다.

    실제로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거나 ‘분노조절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재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수형자를 대상으로 서예, 음악, 영화, 요가 등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예술 교육과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

    김민기 (창원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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