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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도전자의 몫- 최노석(창원시관광진흥위원장)

  • 기사입력 : 2017-07-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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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역사란 용기를 갖고 도전하는 자의 기록이라고 말하곤 한다. 관광의 역사를 써내려 가는 일 역시 다를 리 없다. 관광 또한 도전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임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창원 구산면 저도 연륙교 스카이워크가 그렇다. ‘콰이강의 다리’라는 예쁜 이름을 얻은 이 다리는 이미 있던 다리의 콘크리트 바닥을 일부 걷어내고 투명 강화유리를 얹어 다리 위를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그 밑을 흐르는 빠른 유속의 바닷물을 보며 아찔함을 즐기게 구성한 것이다. 그런데 개장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3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면서 창원 최고의 관광지로 변했다. 주말이면 1만명 정도가 몰려 그 일대가 자동차로 크게 혼잡해진다. 영화로도 알려진 태국 콰이강 다리와 흡사한 모습이어서 이름 하나 바꾸고 아찔함을 더한 아이디어가 이런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이곳이 태국 칸타차나부리도 아닐 뿐 아니라 지금은 제2차 세계대전 중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곳을 배경으로 만든 영국 영화, ‘콰이강의 다리’를 회상하며 즐겁게 창원 연륙교 스카이웨이 위를 걷는다.

    이런 일은 백두대간 협곡열차 V-트레인이 머무는 경북 봉화 분천역의 산타 마을에서도 일어났다. 북유럽 핀란드 로바니에미에 조성된 산타클로스 마을을 본떠 겨울철 꼬마관광열차가 정차하는 한적한 분천역에 산타마을을 만들었다. 눈이 많이 오는 곳이어서 한번 도전해 본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다. 매년 10만명이 산타 마을을 찾아 협곡열차에 오르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작은 분천 인구의 수십 배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 역에 내려 주민들이 파는 돼지껍데기와 옥수수 막걸리, 파전 등을 사먹는다고 돈을 푸는 통에 고향을 등졌던 젊은이들이 속속 되돌아오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뿐인가. 강원도 저 궁벽한 땅, 인제에서 불과 10일 동안 열리는 ‘빙어축제’에 작년 17만명 이상이 찾아 북새통을 이루었다. 인제군 발표에 따르면 관광객이 몰리면서 120억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이 같은 관광 도전사를 살피려면 끝이 없다.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그런 예상치 못한 ‘유쾌한 반전’은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 통영 케이블카의 성공이 그렇고, 거제 바람의 언덕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특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거제 남부면 바닷가 민둥산에 산책로 만들고 풍차 한 개 돌리고 있을 뿐인 바람의 언덕은 이를 배경 삼은 TV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 해 100만명이 몰리는 거제의 새로운 관광지로 우뚝 섰다.

    국내만 그런가? 아니다. 영국 런던 템스강변의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한 테이트모던 미술관은 대영박물관이나 내셔널 갤러리를 제치고 영국 최고의 미술관이란 명성을 얻었다. 방문객은 연간 500만명, 이는 영국 정부가 거액을 들여 야심차게 지은 인근의 ‘밀레니엄 돔’ 방문객을 넘어선 숫자이다. 엔진이 멈춘 템스 강 남단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미술관으로 짓는다는 용기를 냈을 때 만용이라며 반대했던 전문가들을 무색케 한 유쾌한 반전이다.

    창원시가 내년을 창원방문의 해로 정하고 다음 달 선포식을 서울에서 갖는다. 많은 시민들이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내린 이런 결단을 관광의 용기라는 측면에서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다.

    더구나 기초지자체로서는 경기 수원시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수원시는 지난해 방문의 해를 선포한 이후 전년 대비 280만명의 관광객이 증가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거기에다 최근 한류의 명가 SM타운이 창원에 서울 타운의 두 배 규모로 건축을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마침 내년에 창원에서 열리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와 맞물려 관광의 역사를 만들겠다는 창원시의 용기가 어떻게 성공하는지 보고 싶다.

    최 노 석

    창원시관광진흥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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