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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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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웰빙을 넘어 웰다잉으로- 이수한(한국인재육성개발원 경남지원장)

  • 기사입력 : 2017-1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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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혁명으로 물질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먹고사는 것이 풍족해졌으나 정신적 결핍과 정신공황 상태가 초래돼 슬로푸드, 슬로비족 운동이 일어나더니 2000년 이후 웰빙(Well-being)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최근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자연스런 죽음의 과정을 받아들인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 무소유를 한평생 실천하다가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고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죽음을 통해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웰다잉이란 준비된 죽음, 아름다운 죽음을 말한다. 인간 생명의 유한성을 깨닫고 하루하루 소중한 삶을 살고 철저한 준비로 후회스럽거나 비통한 죽음이 아닌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어느 한 사람도 예외 없이 그 생명은 죽음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간다.

    아일랜드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쇼는 그의 묘비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고 새겼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물쭈물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다 죽는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은 죽음의 공리다. 증명할 필요가 없는 진리다.

    그러나 사람들은 한 해의 겨우살이는 준비하면서 영원한 삶의 관문인 죽음을 준비하지 않는다. 날아가는 시간을 아무도 잡을 수도 없고 정지시킬 수 없다. 봄의 벚꽃, 여름의 장미, 가을의 국화를 바라보며 시간이 날아가는 것을 우리는 느낄 수 있다.

    예순이 지난 지금 필자는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니 날아간 것처럼 빠르게 지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60대는 일 년이 새롭고, 70대는 한 달이 새롭고, 80대는 하루가 새롭다’는 격언처럼 시간의 소중함이 내게 다가온다. 우리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에 나의 버킷리스트·유언장·사전의료의향서·자서전 작성을 통해 남은 삶이 행복한 삶이 되게 하고 내 옆에 있는 사랑하는 아내 또는 남편에게 감사의 편지라도 쓰는 의미 있는 가을이 되기를 바란다.

    이수한 (한국인재육성개발원 경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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