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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제로는 어떻게 판단했을까- 전강준(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 기사입력 : 2017-1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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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의 관심사는 사람과 컴퓨터의 바둑 대결이었다. 바둑을 대표하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 프로그램인 알파고와의 대결은 흥밋거리였고, 승률은 90% 이상 사람의 승리로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사람의 패였다.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는 ‘알파고 리’란 이름으로 한층 진화된 버전인 ‘알파고 제로’와 맞붙는다. 기계와 기계의 대결이었다. 결과는 알파고 리의 전패였다. 100전 100패. 알파고 리는 대국과 기보를 입력해 최상의 포석을 찾아낸 시스템이었지만, 알파고 제로는 스스로 수백만 번 직접 대국을 반복하면서 자체적으로 실력을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상을 놀라게 한 건 기계뿐만이 아니다.

    # 모 대기업 회장 셋째 아들의 갑질에 놀랍다.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들과의 친목 모임에서 만취해 변호사를 때리거나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사한 폭행은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그때마다 반성의 기미로 법에서 벗어났고, 이번 건도 그렇게 될 것이란 예견도 나오고 있다. 대형 로펌이 그 대기업과 사업적 관계였다면 아마 ‘없었던 일’로 할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또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대기업 자녀들의 갑질에 이젠 국민들은 질릴 정도로 놀랍기만 하다.


    # 절세의 달인이라는 닉네임으로 도덕성에 흠집을 냈던 홍종학씨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올랐다. 중학생 딸이 8억6000만원 상당의 상가건물 일부를 증여받고, 증여세를 낼 목적으로 중학생 딸이 홍 장관의 어머니에게 2억원이 넘는 돈을 빌렸다는 사실에 이해가 쉽지 않았다. 국민들은 그럴 수도 있다고 눈감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불법적인 재산 증여 같은 것은 없어져야 한다며 사회를 맹비난하는 칼럼 등으로 그동안 자신의 깨끗한 면모를 드러내 왔다는 데 빡치고 흥분하게 한다. 그의 이중적 삶이 놀랍기만 하다.

    # 군 사격장에서 통제관에게 “아이 씨”라며 헬멧을 땅바닥에 내팽개친 행위가 상관을 모독한 것이 아니라며 무죄 판결이 나왔다. 육군 일병으로 있던 당시 당사자는 대위로부터 “똑바로 서 있어라”는 지적에 “간부는 소리 질러도 됩니까”라고 대꾸했다. 이어 “사격장에서 내려가라”고 하자 “아이 씨”라고 말하며 방탄헬멧을 바닥에 내던졌다 한다. 사격장의 분위기는 엄격하다. 까닥 잘못하면 목숨까지 위태로워지는 관계로 항상 군율이 세다. 우리가 모르는 무죄의 요인도 있겠지만 무죄 판결에 놀랍기만 하다.

    #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넘어오다 총상을 입은 북한군의 구조 과정의 주체가 문제다. 문제가 된 건 대대장이 간부와 함께 포복으로 그를 구했다는 대목이다. 위험한 상황에 병사를 보호하고 자신이 직접 들어간 간부의 도덕적 의무가 자랑스럽게 했다. 최근 잔열영상장비(TOD) 영상에는 그가 없었다고 보도되면서 진급에 눈먼 군간부로 한순간에 전락했다. 하지만 22일 공개된 TOD 영상에는 JSA 경비대대장과 부사관 2명이 포복으로 다가가는 장면이 담겨 일단락됐다. 확실한 검증 없이 여론몰이한 사회가 놀랍기만 하다.

    앞으로 각종 실제 생활에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알파고는 오늘도 진화하고 있다. 만일 이 모든 사건에 알파고 제로가 판단했다면 어떤 결과를 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전강준 (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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