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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인] 문재인정부 첫 노사정위원회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어디서 일하든 희망 가질 수 있는 사회 만들 것”
1989년 구속 때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

  • 기사입력 : 2017-12-0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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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까는 일입니다. 낮은 최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시간, 비정규직 증가 문제를 고치기 위해서는 노사정위원회가 가동돼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대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노(勞)와 사(社), 정(政)이 모여서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합니다.

    지난 8월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된 문성현(65) 전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난달 20일 서울정부종합청사내 위원회 위원장 사무실에서 만났다.

    주중에는 서울에서 노사정위원장과 강연 등 활동을 하고 주말에는 거창에서 농사를 짓는 그는 빡빡한 일정 탓인지 오전에 코피를 흘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老) 노동운동가는 인터뷰가 시작되자 누에고치가 실을 뽑듯 답변이 술술 풀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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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서울정부종합청사 위원회 사무실에서 위원회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노사정 위원장을 맡게 된 계기는.

    ▲2012년 총선 출마를 마지막으로 정치 일선에서 은퇴하고 거창에서 농사를 짓고 있지만, 노동운동을 해 왔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은 구석이 있었다.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들이 일자리 없다는 얘기 들으면 항상 마음이 무겁고 그래서 일을 다 못하고 끝냈다는 느낌을 갖고 살았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출마했는데 이 양반이 대통령이 되면 노조를 하면서 하지 못한 일들을 정부정책으로 가능하지 않겠느냐 판단했다. 이때부터 문 대통령과 같이하게 됐다. 거슬러 올라가면 1989년도 세 번째 구속됐을 때 문 대통령이 변론을 맡았다.

    -노사정위원회는 뭘 하는 곳인가.

    ▲지금 경남에 조선산업이 대단히 어렵다. 조선산업 문제를 푸는 데 개별 노사관계만 갖고는 안 된다. 여러가지 재정적인 문제, 또 앞으로 물량수주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노사정이 함께 모여서 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노사정위원회다. 쉽게 말하면 사천에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있는데 노사간에 생산성 향상,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하겠지만 더 나아가서 항공우주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모여서 전망을 열어나갈 필요가 있는데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만든다.

    또 우리나라가 200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 임금 격차가 심해지면서 최저임금이 낮은 조건, 비정규직도 대단히 늘어나 있는 문제들을 고치기 위해서는 꼭 노사정위원회가 가동돼야 한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대사회 변화가 오는데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노와, 사, 정이 모여서 같이 모여서 논의를 해야 한다.

    -노사정위원회가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위상이 커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위상 강화를 위한 방안은.

    ▲앞으로 우리나라는 필요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노는 노대로 자기 주장만 하고, 사는 사대로 자기 것만 챙기고 정부는 정부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노와 사와 정이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한다.

    지난 10년, 길게 보면 경제위기 이후로 노동이 사회적 대화를 하는 데 있어서 어려워져 있었다. 노조가 제대로 사회적 대화기구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를 세워줘야 한다. 그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별 노사관계로는 적합하지 못하다. 초기업적 노사관계를 가져갈 것인지 고민을 해야 대화기구의 역할을 할 수 있고, 그 바탕에서 위상강화가 된다. 노사정위 위원회, 정부가 먼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이 적극 역할을 하고 사용자도 충분히 호응하는 형태로 가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내년 최저임금(7530원) 인상과 관련해 기업인들이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경영난을 우려하고 있다. 어떻게 봐야 하나. 또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대한 견해는.

    ▲최저임금은 중소기업이 어렵든 말든 무조건 주라는 것이 아니고, 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돈을 가져와서 열심히 했지만 최저임금을 하기 어려운 기업에게는 지원해 주겠다하는 개념이다. 2020년 1만원도 그동안 충분히 논의를 해서 2020년쯤 되면 중소기업이 1만원을 줄 수 있는 조건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하든 최저임금 1만원이 되면 연봉이 2500만원 된다. 그러면 둘이서 결혼하게 되면 5000만원이다. 이 정도 되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 정부와 노조와 기업가가 서로 사회적 역할을 해서 중소기업이 최저임금 1만원을 줄 수 있도록 키워주고 우리 아이들이 중소기업에 가서 일을 하더라도 최저임금 1만원을 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 하는 게 최저임금과 관련된 핵심적 내용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디를 가든 자기 삶을 희망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도 우리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다. 바라보는 방향이 있다면.

    ▲문제가 되는 비정규직은 상시지속적인 일을 하면서 1년 내지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임금은 똑같은 일을 하면서 정규직의 반밖에 못 받는 것이다. 사회가 그동안 경제위기 조건 속에서 이를 용인해 왔는데 지금은 아이들 문제가 됐다. 아이들은 우리처럼 돼서는 안 된다. 이를 고쳐야 한다. 양극화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상시지속적인 업무는 정상화시켜서, 차별받지 않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짐을 같이 나누는 문제, 다음 세대가 삶을 개혁할 수 있는 문제, 성장동력을 찾는 종합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일선에서 은퇴한 뒤 어떻게 지냈나.

    ▲2012년 총선 창원 의창구에 출마해 낙선한 것을 끝으로 정치일선에서 은퇴했다. 도지사, 시장, 국회의원 출마했지만 다 안 됐다. 하지만 진보정당한다는 차원에서 최선을 다했다. 민주노동당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렸다. 많은 후배들이 도의원, 시의원을 한 것이 보람이다.

    주말에는 거창에서 농사짓는다. 봄에는 고사리, 가을에는 호두, 겨울에는 곶감농사를 한다. 농사짓는 어른들과 꽹과리도 친다. 농촌에서 노인복지가 가능할 것인지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미래사회는 4차 산업혁명시대이지만 먹거리가 중요해지는, 다시 말해 농업농촌이 다시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지 않겠느냐? 아이들이 농사를 지어도 생계가 가능한 농업혁신을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각오와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노사정위원장으로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사회, 사회적 대화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전념하고 있다. 노사정 모두를 같이 고민하고 있다. 국민들이 관심 갖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가닥 잡아가야 한다. 이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삶의 과제이다. 도민들도 경남 출신 노사정위원장이 잘 되도록 격려하고 관심 가졌으면 좋겠다. 글·사진= 김진호 기자

    ☞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함양 출신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통일중공업 (현 S&T중공업) 노조를 이끄는 등 노동운동에 헌신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을 지냈으며, 민주노총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창설과 민주노동당 창당을 주도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민노당 경남지사 후보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노당 창원시장 후보로, 2014년 총선에는 통합진보당으로 창원 의창구에 출마했다 모두 낙선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1989년 노동 운동을 하다가 구속됐을 때 피고인-변호사 관계로 연을 맺었다. 지난 대선 기간에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노동정책 설계를 도왔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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