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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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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39) 제21화 금반지 사월의 이야기 55

“행복하네요”

  • 기사입력 : 2017-1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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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밤도 깊고 뜨거운 사랑을 나누리라. 남자에게 충분히 사랑을 받아 얼굴이 화색이 돌게 하리라. 여자의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은 남자와 사랑을 나누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와 사랑을 나누게 되면 피가 뛰고 혈액의 순환이 빨라진다. 그래서 운동을 하거나 목욕을 한 사람처럼 혈색이 좋아진다.

    “불을 꺼요.”

    서경숙이 허리를 비틀면서 단내를 내뿜었다. 이민석은 불을 끄고 서경숙은 침대에 누웠다. 어둡지만 도시의 잡다한 불빛이 창으로 스며들어 온다. 이민석이 옷을 벗고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두 팔을 벌려 그를 안았다.

    “좋아요?”

    이민석이 키스를 하고 물었다.

    “네. 너무 좋아요.”

    사랑은 서로 속삭여야 한다. 서로에 대한 애무가 계속되었다. 이민석이 몸속으로 깊숙이 들어오고 감미로운 말을 속삭이자 날아오를 것 같았다. 서경숙은 한 마리 꽃뱀처럼 몸부림을 쳤다. 뜨거움과 떨림이 전류처럼 혈관을 누볐다. 서경숙은 이민석과 사랑을 나누고 또 나누었다. 두 번이나 감미로운 사랑이 끝나자 침대에 누웠다.

    “행복하네요.”

    이민석이 서경숙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속삭였다. 행복하다고? 그래 나도 행복해. 서경숙은 그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이 남자는 얼마나 많은 여자들에게 이런 말을 속삭였을까. 그래도 고깝지가 않다.

    “나도 행복해요.”

    서경숙도 남자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사랑을 나눌 때는 감미로움에, 사랑이 끝났을 때는 감미롭게 해준 일을 감사하게 생각했다.

    “가끔 전화해도 돼요?”

    이민석이 서경숙의 가슴을 만지작거렸다.

    “그럼요.”

    “경숙씨 품속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정말?”

    “이렇게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고 싶어요.”

    남자들은 당연히 여자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싶은 것이다.

    “언제든지 전화해요.”

    서경숙은 이민석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이민석과의 사랑은 거칠면서도 강한 남자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남자들과는 다르다. 그러나 이민석에게 온전히 자신을 바치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한 남자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여성해방운동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자유로운 사랑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튿날은 눈이 그쳤으나 빙판길이 되어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이민석과 해장국을 먹고 헤어졌다.

    재단 설립은 빠르게 추진되었다. 이춘식의 재산을 기부받아야 했기 때문에 재단 설립이 먼저 추진되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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