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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민주주의와 선거구제 - 김일식 (전 진주YMCA 사무총장)

  • 기사입력 : 2018-0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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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필자는 서울시 금천구에서 10개동 동네라는 공간에서 주민들과 주민자치 정착과 주민 자치력 강화를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동네 주민을 만나 주민이 주인인 동네를 만들어 동네 안에서 민주주의가 실현되어 진짜 동네일을 주민들이 생각하고 해결하는 지방자치의 기능을 강화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주민자치를 위해 동네 주민들을 만나다 보면 지방자치나 민주주의가 필요 없다고 말씀하시는 주민들과 종종 마주하게 된다. 말씀 끝에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때문에 망한다고 하시면서, 지금 서울시나 금천구가 하고 있는 일은 의미는 있지만, 동네에서 무슨 민주주의를 하냐고, 사람들 모여서 더 시끄럽고 의견만 분분해져서 더욱 갈라지고 갈등만을 일으킬 것이라고 하시면서, 시기상조임을 강조하신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초등학교에서 사회 과목과 도덕 과목에서 배웠던 민주주의 제도가 생각난다. 민주주의의 의미는 국민이 주권을 가진 정치형태이며 다스리는 사람과 다스림을 받는 사람이 같다고 했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이념은 인간의 존엄성 실현, 자유와 평등이라는 것이다. 다수결의 원칙으로 의견을 결정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고 존엄하기에 이를 보장하기 위해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관용과 배려로 제도적으로 장치를 하고 있는 최고의 정치형태라는 것이다.

    그렇다. 민주주의 사회는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건전한 비판과 배려 문화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문화가 상식으로 지켜져야 하지만 정치에서는 민주주의 문화의 후진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 지방의회는 거대 양당 소속의 의원들이 독식하면서 자신들과 다른 생각과 정책을 가진 정당이나 주민 리더에게 등장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다수결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 거대 정당의 다수결 횡포는 여러 가지로 나타나지만 4년에 한 번 있는 광역 지방의회가 기초자치단체 지방의회 선거구를 의결하는 장면이 가장 극명한 장면일 것이다.

    기초의회는 생활정치의 본당이다. 소수의 의견을 가진 정당이나 주민 리더가 기초자치단체 지방의회에 진출해야 생활정치, 다양성과 변화 가능성의 정치를 할 수 있다. 지금 전국적으로 2018년 6월 13일 동시지방선거 때 적용될 선거구 획정 및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광역자치단체별로 광역 의회에 의결을 구하는 절차들이 진행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의 상황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2인 선거구를 4인 선거구로 확장하는 의견들이 다수를 이루고, 이는 기초의회의 다양성과 소수 정당의 진출을 용이하게 하여 사회적 안정을 찾고자 하는 최소한의 방안이라서 그럴 것이다.

    그러나 선거구 획정의 권한이 있는 광역 자치단체의 의회는 거대 양당 대리자들로 가득 차 있고, 국회의원-광역의원-기초의원으로 이어지는 줄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지키기 위해 의기투합하여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올라오는 4인 선거구제를 무력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남도에서도 이런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인구 편차 축소, 중선거구제의 취지 반영, 인구 등가성 원칙 준수 등 3~4인 선거구제의 실시를 전문가들이 주장한다. 그 반면에 지난 2005년 경상남도의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안했던 3~4인 선거구 신설 제안을 밀실에서 2~3인 선거구로 획정하고 버스 안에서 날치기 통과를 시킨 일이 있었다. 버스 날치기의 장면이 사라지길 바라며, 다양성이 반영되어 민주주의 실천과 생활정치의 본당이 되는 기초자치단체 의회를 만들어 줄 혜안을 탄생시켜 주길 바란다.

    김일식 (전 진주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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