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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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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역지사지의 마음가짐- 하정임(경남과기대 양돈과학기술센터 연구교수)

  • 기사입력 : 2018-0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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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 내 동료들 간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던 친구의 전화를 받고서 어떤 조언을 해줘야 하나 고민을 하던 중 우연히 포털 사이트 첫 페이지에 신간 도서를 소개하는 탭에서 ‘인간관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언어의 비밀’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 왔다. 내용을 살펴보니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가 발견한 일곱 개의 단어를 이용해서 인간관계의 새로운 문을 열어 줄 방법을 소개했는데 그중에서 제일 눈에 들어 왔던 것은 ‘만약 네가 나라면 어떻게 하겠니’였다. 맹자가 말한 ‘처지가 바뀌면 모두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떠오르기도 했다.

    삶의 행복 중에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만족이 큰 의미를 차지하는 것 같다. 바꿔 말하면 삶의 불행은 인간관계의 갈등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갈등이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 가까운 사이에서 생긴다면 평소 의지하고 살았던 사람들로부터의 반목에 허탈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가족 일원이나 직장 동료 등이 미운 생각이 들 때에는 우선 그 사람도 똑같은 이유로 나를 미워하고 있음을 생각하고, 화내고 마음 상해하기에 앞서 한 번만이라도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갈등은 최소화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실에서 돼지 유전체를 분석하는 연구가 필자의 주된 업무이지만, 양돈 현장을 다니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양돈 분야의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양돈과학기술센터의 노하우를 이용해 컨설팅을 해 주는 것도 업무 중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가을 대형 양돈장 신축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들어가는 초입부터 여러 환경 단체들이 걸어 놓은 현수막들이 눈에 들어 왔고 주말에는 반대 집회도 열린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양돈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과 환경 단체와의 갈등으로 양쪽의 심적 고통이 심한 경우를 많이 보았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갈등이 대부분 그렇듯 양쪽을 법적·물리적 중재를 한다고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양돈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에서도 양쪽 단체에 속한 사람들의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하정임 (경남과기대 양돈과학기술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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