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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새봄을 기다리며- 정현숙(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남지회장)

  • 기사입력 : 2018-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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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5년 봄, 당시만 해도 경남의 수부도시로 꽤나 생동감 있고 역동적이었던 마산은 내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거기서 내가 새로운 세상과 부대끼며 살아 온 6년이라는 시간은 나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었고, 새로운 이정표를 제공해 주었다.

    그러나 필연이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어린 내 눈을 사로잡은 곳은 마산이 아닌, 이웃해 있던 창원이었다. 특히나 곧게 뻗은 창원기지대로 옆으로 늘어선 광활한 창원국가산업단지란 곳은, 마냥 호기심 그 자체였다.

    그렇게 나는 20대 중반 즈음에 이곳 창원국가산업단지 한쪽에 위치한 철강재 종합유통 기업으로 호기심 가득 자아냈던 창원국가산업단지와 인연을 맺고 27년여가 지난 지금 이 순간까지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어 오고 있다.

    그 당시는 이곳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요람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7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이 지나면서 한 차례 성장통을 겪게 되고, 때마침 불어온 이른바 ‘3저’라는 호기를 맞아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해 가는 그런 시기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우리 창원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이곳 창원이 도시발전의 획기적 발판을 마련하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유감스럽게도 언제까지나 젊고 활기차며 창창할 것만 같았던 이곳 창원국가산단이 최근 수년간 수많은 외풍과 숱한 경기변동의 소용돌이, 그리고 필연적인 산업 트렌드의 변화 속에서 꽤 오랫동안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마음이 안타까웠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가슴 설레던 우리 창원국가산단이 군데군데 초라한 모습들로 간혹 비쳐질 때면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느끼곤 한다.

    그동안 창원국가산단 활성화와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수많은 정책적 대안들이 제시되면서 다수의 참신한 사업들이 실행되고, 또 실행 중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체감이 덜 되는 것이 기업인으로서 가지는 욕심일까.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에 조금 더 유연하게 접근하는 방식이 없을까 하는 막연하지만 현실적인 고민도 해 본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요동치고 있는 변화된 산업 트렌드를 앞에 두고, 기계산업에 특화된, 40년 전에 그려진 틀을 유연하게 변화시키는 것이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조급한 마음만 앞세우기도 한다.

    아쉬운 시간들이 많이 지나가긴 했지만, 지금 이 순간도 기업사랑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창원시를 비롯한 유관 기관, 그리고 우리네 기업과 기업인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시급하게 풀어 나가야 할 참으로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오랫동안 이곳 창원국가산업단지와 함께해 왔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추위에 몸을 움츠리고 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새하얀 벚꽃과 함께 어김없이 새봄이 찾아올 것이다. 매화는 추운 겨울의 고통을 겪어야 맑은 향기를 발하는 것처럼 모두가 새봄을 기다리는 혹한의 한복판에서, 저 멀리 깜박이는 새로운 불빛을 향해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묶고 매서운 각오를 다진다. 기업사랑도시 창원이, 이제는 기업이 먼저 사랑할 수 있는 창원으로, 그리고 기업이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창원국가산업단지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시절을 기약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 창원국가산업단지에도 가슴 설레는 또 다른 새봄이 오는 그날을 간절한 마음으로 고대해 본다.

    정현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남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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