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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방임과 청소년- 이현석(경상남도일시청소년쉼터 소장)

  • 기사입력 : 2018-0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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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체된 가정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도움이 필요해 경상남도일시청소년쉼터에 입소한 친구들을 살펴보면, 부모의 폭력 다음으로 심각한 문제가 ‘부모의 방임’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들이 분명 자녀를 방임한 적 없다고 확신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실질적 방임’이 될 수 있다.

    방임은 자녀의 신체와 정서 그리고 인지 발달에 해로운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학대이자 폭력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의식주와 물질적 지원을 해결해주면 자녀와 아동교육에 필요한 대부분을 제공했다고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 물질적 양육과 함께 정신적, 정서적, 사회적 차원의 애착관계 역시 더 중요하며, 오히려 우선적으로 제공돼야 한다. 즉 부모의 방임은 신체적이고 물질적이지는 않지만, 정서적인 폭력으로 보아야 한다.

    부모로부터 방임된 청소년은 자존감이 매우 낮아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며, 부모로부터 받아야 할 애착을 TV나 인터넷, 게임, 친구 등 다른 대상을 통해 구하게 된다. 특히 인터넷과 게임 중독으로 이어진 아이는 무척 충동적이어서 사고나 행동이 단순하고 감정적이며, 어디에 속박되거나 제약을 받기 싫어한다.

    그리고 현실과 매체 공간사이의 영역을 구분하지 못해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정체성 혼란과 대외관계에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과 가족, 주변에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공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방임은 증상이 진행되면 치료하기도 힘들고 치료효과도 떨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예방을 위한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부모는 자녀 방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자녀 사랑의 필요성을 인지하며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에는 무엇보다 보호와 책임, 상대를 분명히 아는 지식 그리고 존경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녀를 사랑하는 것에 있어 존경은 자녀를 있는 그대로 보고, 요구나 욕구 특히 일상적 삶의 구체적 모습을 한 번 더 살펴봄으로 배려나 관심 그리고 애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마음일 것이다.

    이현석 (경상남도일시청소년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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