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좀 잠잠해졌지만 작년부터 우리나라를 휩쓴 가상화폐 열풍은 스스로의 노력과 땀으로 뭔가를 성취하는 대신 한 번의 대박으로 인생의 역전을 노리는 대한민국 청춘들의 현실적인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물론 경제활동의 일환인 가상화폐에 대한 열풍을 나쁘다고만 하고 싶지는 않다. 치솟는 청년실업률, 비정규직 임금격차 등으로 힘들어하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삶을 반영하고 고단한 현실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언제 올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찾기보다는 지금 이순간 일상에서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小確幸)’이라는 용어가 트렌드로 번지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짬을 내어 소확행의 진정한 의미를 한 번쯤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자칫 소확행에만 과도한 의미를 두고 지금의 작은 목표 성취에만 만족한다면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큰 꿈을 이룰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섣불리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해본다.

사실 소확행은 미래를 꿈꾸지 말라는 메시지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꿈을 꾸되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한 행복을 찾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자는 것이 핵심일지 모른다. 진정한 소확행은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려 나가는 하루하루의 순간 속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 주말을 이용한 한 권의 독서, 햇살 좋은 공원 한 바퀴 산책 등 땀 흘려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순간의 소중함도 감사해하는 삶에 가치를 두는 것이 틀림없다.

혹시 성급하게 어떤 성과를 내고 싶어서 조급해하고 있지는 않는가? 청춘은 무언가를 수확하는 때가 아니라 준비하고 쌓아가는 시기이며, 지금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10년, 20년 뒤 결과의 모습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큰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하는 순간을 의미 있게 여기며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 지금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도 소중한 가치지만 큰 목표를 위한 하루하루의 작은 노력 또한 매우 귀중한 것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뛰어 넘은 아름다운 결실로 다가와 인생을 더욱 빛나게 해 줄 것이라 믿는다.

하남기 (창원세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