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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이후 자연으로- 강현욱(산림조합중앙회 부울경본부 차장)

  • 기사입력 : 2018-04-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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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 이후 누구나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작년 한참 무더위가 기승할 즈음해 필자의 부친이 편찮은 관계로 장묘문화 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실제로 묘소까지도 알아볼 만큼 위독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연세가 많은 관계로 그동안 이러한 준비들이나 생각들에 많이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예전에 아버지 손을 잡고 할아버지 산소를 찾듯 지금은 내가 그러한 심정으로 작년 여름을 보냈던 것 같다.

    지난 1월 추운 겨울날 경상도가 연고지인 내가 중부지방(경기도, 강원도)을 방문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업무차 4시간 30분을 달려 국립수목장림 운영장을 방문했다. 서원주IC를 나와 자동차로 20분 정도 달려 가다 보면 높지는 않지만 깊숙한 산간지역이 나온다.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과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경계에 위치한 스무나리 고개. 이 고개는 옛날에는 산적이 자주 출몰해 스무 명이 모여야만 넘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곳 산중에 국내 유일의 국립 수목장림이 조성돼 있다.

    수목장림은 산림에 조성하는 자연장지로 유골함을 지정된 수목의 주위에 묻는 장묘방법이다. 수목장림은 1993년 ‘내가 죽으면 친구가 있는 스위스에서 함께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마이클의 유언을 스위스의 자우터씨가 친구를 추모하기 위해 자신이 사는 뒷동산 나무 밑에 뿌린 것이 시초다. 이후 자연장 또는 녹색장묘(Green burial)의 개념으로 확산됐으며, 국내에는 2004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하여 자연친화적이고 비용 부담이 적어 찾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산림으로 조성된 추모원은 제단이나 비석 등 추모시설의 설치가 허용되지 않았다. 추모목에는 나무로 제작한 조그마한 명패만 매달려 있을 뿐이다. 언뜻 보면 고인의 명복을 비는 추모원이 아니라 수목원과 같은 분위기였다. 자료에 의하면 국토의 1%인 998㎢가 묘지로 잠식되고 매년 여의도 면적 1.2배의 묘지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수목장림은 기존의 장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사람은 누구나 삶 이후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강현욱 (산림조합중앙회 부울경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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