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8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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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스페인 론다

헤밍웨이처럼 사랑에 빠지고 싶다면…
100m가 넘는 절벽 위에 세워진 도시
헤밍웨이 소설의 배경지로도 유명

  • 기사입력 : 2018-05-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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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론다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자치지역 남부 말라가 주(州)에 속해 있다. 100m가 넘는 절벽 위에 세워진 도시로 유명한 론다는 헤밍웨이가 “사랑하는 사람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라고 예찬한 도시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의 집필지로 알려져 있다. 누에보 다리는 론다에 있는 18세기 다리다.

    까마득한 깊이의 협곡 밑바닥까지 닿은 거대한 다리는 그 모습이 장관을 이뤄 수십 년 동안 에스파냐의 모든 인공 구조물 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사진 촬영의 대상이 되었으며, 현재도 전 세계의 사진작가들이 선호하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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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벽 위에 있는 누에보 다리 근처의 건물들.


    친구의 추천을 받아 나는 세비야에서 론다로 넘어갔고, 누에보 다리의 야경을 꼭 봐야 한다고 해서 1박을 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비야에서 론다로 당일치기로 많이 간다. 짐을 자주 풀고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1박을 할까 말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꼭 1박하기를 강추(!)한다.

    유럽 여행 동안 항상 호스텔 도미토리에서 묵었는데 론다는 호텔 1인실도 호스텔 도미토리 가격과 비슷해서 호텔로 예약을 했다. 버스터미널과 가까워서 무거운 가방을 메고 멀리 가지 않아서 좋았고, 얼마 만에 혼자 편하게 자는 건지도 잊을 정도로 오랜만에 혼자 잠드려니 행복했다. 에어컨도 내 마음대로 틀 수 있고 씻을 때도 편하게 씻고 수건도 제공되고 정말 좋았다. 사실 느낌은 우리나라 모텔 같은 느낌이었지만 오랜 여행에 지친 나는 그 어느 호텔보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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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항상 처음 도착하면 지도 없이 그냥 이곳저곳 걸어본다. 숙소 주변이 버스정류장 앞이었는데 아시안 마켓도 보였고 개인 음식점 같은 것들도 보였다. 좀 더 걸어가니 쇼핑스트릿처럼 자라와 망고 같은 브랜드들도 보였다. 론다 자체가 작은 마을이다 보니 큰 도시들의 가게만큼 크진 않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다른 매장에 없는 옷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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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다의 광장.


    론다라면 누에보 다리여서 누에보 다리를 찾아보았지만 아무리 걸어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구글 지도를 켜고 찾아갔다.

    버스터미널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투우장을 지나 한참을 걸어가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 보였고 나는 거기가 누에보 다리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내가 서있던 곳이 누에보 다리였고 옆쪽으로 가니 그 웅장한 다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곳에서 나도 사진을 찍어보았다. 엽서에서만 보던, 사진에서만 보던 그런 모습을 보니 감탄사만 나왔다. 그리고 사람들이 움직이는 곳으로 따라가다 보니 밑으로 내려가서 전망을 볼 수 있는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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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에보 다리 전경.


    길이 조금 험해 보여서 고민했지만 이왕 온 거 제대로 보자는 생각으로 사람들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운동화여서 그래도 내려가는 데 덜 불편하고 위험했지만 샌들이나 구두라면 굉장히 위험하니 밑에서 볼 것이라면 사전에 신발은 편한 신발로 신는 게 좋다. 또 미끄럽고 조명이 없어서 낮에는 내려가서 볼 수 있지만 밤에는 가지 않는 게 좋다.

    누에보 다리를 보고 사진도 찍고 나니 갑자기 배가 너무 고팠다. 한국어가 적혀 있는 메뉴판이 있는 식당을 가려다가 그 옆에 외국인들이 많은 이탈리안 음식점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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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다 야경.


    점심 세트 메뉴가 있었는데 에피타이저와 메인메뉴 후식까지 줘서 좋았다. 포르투갈에서 먹었던 멜론이 맛있어서 그 멜론인 줄 알고 멜론과 하몽을 에피타이저로 선택했는데 멜론이 아닌 수박 같은 멜론을 주었다. 멜론을 먹게 된다면 수박 같은 긴 멜론 말고 작고 동그란 멜론을 추천한다. 엄청 달고 맛있다. 긴 멜론은 좀 더 아삭하지만 단맛이 덜하다.

    하몽은 정말 와인 안주로 완벽할 정도로 짭짤하고 맛있다. 피자와 파스타도 먹었는데 사실 우리나라 피자와 파스타가 좀 더 맛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스페인에서는 레몬 셔벗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보인다면 꼭! 디저트로 먹도록 하자. 여름이라 아이스크림이 종종 당겼는데 상큼한 맛이 마무리 음식으로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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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다의 모습을 그려놓은 벽화.


    론다의 투우장은 규모는 작지만 2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 실제로 경기도 한다고 하나 투우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12시에서 2시 사이에는 정말 햇볕도 강하고 너무 더워서 다시 숙소로 피난을 갔다. 론다에서 할 게 뭐가 있을까 열심히 네이버를 찾아보았지만 론다 누에보 다리 외에는 딱히 무언가를 찾을 수 없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 하루는 좀 쉬어보자하고 근처 슈퍼에 가서 음료수와 과자를 사왔다. 에어컨을 틀고 과자와 음료수를 마시니 여기가 천국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이어서 취사는 불가능했고 찾아보니 푸아그라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저녁은 그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사람들이 거의 없는 인적 드문 길을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가게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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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틴토데베라노.


    스페인어가 가득한 메뉴판을 받고 한참을 헤매고 있으니 주인이 영어로 된 메뉴판을 주면서 조금의 한국어를 섞으며 설명해주시기 시작했다. 뭐가 제일 맛있냐고 물어본 뒤 추천해준 메뉴와 푸아그라와 함께 틴토데베라노를 시켰다. 개인적으로 샹그리아보다 틴토를 더 좋아하는데 틴토데베라노는 와인에 레몬환타를 탄 음료이다.

    샹그리아는 물맛이 느껴지는데 틴토는 좀 더 진한 와인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처음 맛본 푸아그라는 생각보다 맛있었다. 같이 나온 레몬소스와 함께 먹으니 달달하면서도 고소하고 맛있었다. 뒤로 갈수록 약간 느끼한 맛이 느껴져서 틴토를 엄청 마셨다. 서비스로 스푼에 초콜릿에 라즈베리를 얹어주셨는데 그것마저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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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몬셔벗.


    다 먹고 돌아갈 때쯤 해가 지기 시작했고 또 가게 뒤에서 어떤 사람이 말을 타고 있었다. 조금 구경하다 얼른 야경을 보러 바삐 걸음을 옮겼다. 도착하니 해가 지고 있었고 조금 있으니 다리에 조명도 켜지기 시작했다. 론다의 야경은 또 낮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고, 밤의 모습을 못 보고 그냥 가버렸을 생각을 하니 정말 아쉬웠을 것 같았다. 야경을 꼭 봐야 한다던 친구에게 고맙다고 연락을 한 뒤 노래를 들으며 론다의 밤을 즐겼다. 사진도 충분히 예뻤지만 눈으로 직접 보는 론다의 야경은 정말 꿈처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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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현
    △ 1995년 김해 출생
    △ 동원과기대 유아교육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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