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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의 중요성- 설승권(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 기사입력 : 2018-05-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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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미국에서 개봉한 ‘메멘토’라는 영화가 있다. 아내가 살해된 충격으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할 수 없는 주인공 ‘레너드’는 자신이 기억을 잃지 않도록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심지어 몸에 문신까지 하며 중요한 사안들을 기록한다. 주인공은 기억이 왜곡되거나 잊힐 수 있지만, 메모는 모든 것을 정확하게 말해준다고 믿는다.

    업무를 하다 보면 방대한 자료, 다양한 정보 속에서 일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번거롭고 귀찮다는 이유로 기억에만 의존해 중요한 사안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뇌가 뛰어난 사람이라도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다.

    예전만 하더라도 주부들은 직접 하나하나 가계부를 썼고, 구멍가게를 하는 사람들은 외상 장부를 꼼꼼히 작성하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최근 이러한 모습을 보기는 어렵지만, 꼼꼼하고 일 잘한다는 사람들은 언제나 메모지를 옆에 두고 모든 것을 기억하며 업무를 처리한다.

    특히나 본업이 연구인 필자는 순간순간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잊기 전에 메모를 반드시 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메모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감성이 살아 있는지 몰라도 손으로 적는 메모가 더 좋다. 좋은 기억을 펜으로 쓰고 읽으면서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고, 또 적는 동안 추가로 아이디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확산될 수 있다.

    메모는 또한 단순히 기억을 보존한다는 데 그치지 않고, 기억이 왜곡되지 않게 정리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흔히 사람들은 기억하기 싫은 아픈 기억들을 왜곡하여 미화하고 그 미화된 기억이 현실이라고 믿을 때가 있다.

    왜곡된 기억이 사고를 지배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그릇된 판단을 내리는 사례도 많다. 그리고 그러한 판단이 타인과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귀찮을 때가 많지만 생각을 올바르게 기록해서 실행에 옮기는 작은 습관이 위대한 역사의 시작이 된다.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에 불과하다.”

    설 승 권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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