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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고발 취하는 검은 거래다- 정오복(사천본부장·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6-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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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는 끝났다. 이제부터는 서로 반목과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과 상생의 길로 나가야 한다. 당선자도 낙선자도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대통합의 정치에 나서야 한다. 선거기간 앙금을 털어내는 차원에서 모든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화해와 포용으로 큰 틀의 정치를 성숙시키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선거가 끝난 뒤면 매번 등장하던 문장이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무책임한 주장을 해선 안 된다. 선거기간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선거 후면 모두 취하하는 공식을 정치권의 관용으로 미화시켜선 안 된다. 동업자(?) 간 짬짜미를 조장할 뿐이다. 용서란 진정한 자기반성과 사과, 재발 방지 약속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공정한 선거를 기반으로 하고, 공정한 선거는 엄중한 후보자 검증을 전제로 한다고 했다.

    그러나 흑색선전과 가짜뉴스가 선거판을 잠식하면서 6·13 지방선거도 정책은 사라졌다. 더욱이 상대 후보를 모함하고, 자기 진영의 마타도어 효과를 증폭시키기 위해 고소·고발을 악용했다. 어차피 선거가 끝나면 유야무야될 게 뻔하니 꺼릴 게 없다는 식이었다. 정치의 사법화는 고상한 표현이고, 검찰·경찰을 아예 정치권의 하수종말처리장 정도로 치부했다 할 수 있다.

    ‘짐승을 쫓는 사람은 큰 산을 보지 못한다’란 말로 불법을 변명한다. 2등이 아무 소용없는 선거전이다 보니 불가피하게 길이 아닌 곳을 가기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로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정치인, 아니 정치꾼을 더 이상 묵인해서는 안 된다. 잘못을 방기하다 보니 버릇이 됐고, 나쁜 버릇은 이미 폐단이 됐기 때문이다.

    ‘선거 후 취하’는 정치꾼의 추악한 검은 거래요, 유권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승자의 아량을 운운하며 취하하는 것은 불법을 부추기는 행위요, 잠재적 범죄자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선거법 정립을 위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또한 흑색선전의 수단으로 마구잡이식 고소·고발을 했다면 반드시 무고죄를 적용해야 한다.

    특히 수사대상을 고발장을 접수한 말단 선거운동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법적·도의적 책임자인 후보 당사자에게 집중해야 한다.

    불법·혼탁 선거를 만든 것도, 이를 묵인하고 방치한 것도 결국은 정당과 정치인이다. 선거의 생명은 공정성에 있다고 한다. 불법·부당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나 진영을 반드시 응징하는 것이 선거의 정의다. 선거의 정의를 유기하는 한 선거문화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

    정오복 (사천본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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