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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마산을 추억하다- 정봉기(경남KOTRA지원단장)

  • 기사입력 : 2018-07-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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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부부는 마산에 나들이 가는 것을 즐겨한다. 데이트 코스는 단순하다. 아귀찜 골목이나 창동 골목 비빔밥, 아니면 분식집에서 우동, 김밥, 떡볶이 등 어릴 적 추억의 맛집에 다녀오는 것이다. 내가 즐겨 찾는 식당은 모두가 수십 년 된 오래된 식당이다. 주인장 연세도 많아 혹시 문 닫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손님들은 좀 있는지 항상 홀을 살피며 장사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KOTRA에 입사한 후 국내와 해외를 의무적으로 번갈아 근무하면서 한 곳에 정해진 3년이라는 근무기간은 나에게 모래시계로 다가온다. 해외주재원 시절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주변을 공부하듯 여행하는 습관이 이곳 고향에 부임해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창원역사박물관에 들러 창원의 역사부터 공부해 본다. 어시장에 가서 활어도 구경하고 창동 시내를 거닐며 추억도 소환해 본다. 짬짬이 인근 지역과 못 가본 전라도 지역의 풍광도 즐기고 맛집 여행도 다닌다. 만날고개에서 내려다보는 마산 앞바다의 모습은 항상 평안과 위안을 준다.

    우리는 시간이 많으면 나중에 해도 된다는 느긋함으로 인해 안이해지기 쉽다. 보통 해외에 근무하는 상사주재원들이 오래된 현지 교민들보다도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체류기간이 정해져 있는 해외주재원은 후회 없는 추억 쌓기를 여가생활의 우선순위에 두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해외여행이 인기다. 주변 사람들이 종종 나에게 해외에 가본 곳 중에 어디가 가장 좋으냐고 물어볼 때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이곳 창원이 제일 좋다고 말해준다.

    사실 나지막한 산들로 둘려져 있고 바다를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도시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먹거리 좋고 인심 좋고 날씨 좋고 무엇보다 같은 경상도어(?)를 사용하는 언어공동체로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지 않은가?

    인생은 모래시계다. 하늘나라 갈 때 금붙이는 못 가져가도 가슴 속 추억은 가져갈 수 있다. 소중한 추억을 부지런히 쌓아가자.

    정봉기 (경남KOTRA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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