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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먼저인 세상- 전강준 경제부장 부국장

  • 기사입력 : 2018-07-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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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는 적어도 1만 년 동안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고 추정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가축이 됐는지는 기록돼 있지 않지만 어느 날부터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됐다. 우리도 어느 정도 먹고살 만한 나라가 되다 보니 애완견을 키우는 가정이 많아졌다. 이제는 애완이 아니라 반려견이니 하며 ‘얼래고 달래며’ 집안에서 서열 1위에 올려 놓았다. 감히 이 개를 불편하게 하면 주인으로부터 가족 중 어느 누구도 무사할 수 없다.

    ▼개로 인한 사고 등 에피소드는 끊임이 없다. 생활 속 일부분이 된 이상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개를 싸고돈다. 엘리베이터 속으로 불쑥 들어오는 개, 동네를 산책하는 개, 길 가장자리의 풀숲 등에 똥오줌을 싸대는 개, 불쑥 들어오는 개에 놀라는 사람과 태연한 개 주인, 산책하는 개가 우선인 주인, 똥오줌 싸는 걸 흐뭇하게 바라보는 주인. 어두운 밤 똥 밟은 주민의 억울함. 에피소드라기보다 분노에 가깝다.

    ▼엊그제 한강공원에서 애완견 목줄 단속에 나선 서울시 공무원이 목줄을 풀어놓은 주인에게 오히려 욕을 먹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 아기(애완견)들은 절대 안 문다”고 화를 냈다고 한다. 인간과 동급화시켜, 아니면 그 이상으로 보고 얘기하는데 단속요원과 애완견 주인과의 실랑이는 오갈 수밖에 없다. 애완견이니, 반려견이니 하며 키우지만 우리나라는 개를 키울 만한 정서는 멀었나 보다.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은 끝도 없다. 인위적인 교배로 인간의 취향에 맞는 개를 만들고, 이름을 만들어 팔아버린다. 애완견이 똥을 싸든, 동네를 하루 종일 시끄럽게 만들든, 사람에 어르렁거리든 개의 잘못이 아니다. 그 애완견을 보고 흐뭇하게 여기는 인간의 잘못이다. 개장수에게 목줄이 풀어진 개를 잡아가도록 하면 한 명도 개줄을 풀지 않고 다닐 것이라는 ‘인간의 심리’를 찌른 말이 허투의 말이 아닌 것 같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에 개가 먼저인 세상이 한탄스럽다.

    전강준 경제부장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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