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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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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회찬 의원 ‘마지막 인사’… 마지막까지 서민과 함께

창원 도착한 노의원 영정
생전 자주 들렀던 반송시장부터

  • 기사입력 : 2018-07-2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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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정사진 속 환하게 웃는 얼굴로 창원을 찾은 고 노회찬 정의당 국회의원은 마지막까지 서민, 노동자와 함께했다.

    26일 오전 11시께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한 노회찬 의원의 영정은 오후 4시 30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서병원 앞 시민합동분향소에 도착했다.

    노 의원의 영정은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의 품에 안겨 반림동 자택을 거쳐 인근 반송시장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노 의원이 생전 서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위해 자주 들렀던 반송시장의 상인들이 그를 추모하기 위해 노제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십시일반 제수를 마련해 노 의원을 기다리던 상인들은 영정을 든 일행이 도착하자 일제히 탄식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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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한서병원 앞 문화마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추모제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연주가 시작되자 시민들이 오열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노 의원의 영정과 일행은 시장을 한바퀴 돌고 난 후 간단한 제를 지냈다.

    여영국 위원장은 “의원님, 반송시장에 왔습니다”라는 말을 채 마치지 못하고 오열했고 주변을 둘러싼 상인과 길을 가던 주민들도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렸다.

    정경상 반송시장상인회장은 “서민과 약자를 위해 한길을 걸어오셨는데 그 길을 멈추게 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마지막 가시는 길에 해드릴 게 이것밖에 없어 죄송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시장에서 20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A씨는 “의원님이 시장에 들어서면 저기에서부터 반가워서 웃고 서 있었다. 손이 지저분하다고 해도 거친 손을 꼭 잡아주며 옆집 아저씨처럼 격려해주던 모습이 선하다”며 “정말 소탈하고 서민들을 위하는 마음이 큰 분이셨는데 허망하게 가서 아깝고 가슴이 너무 많이 아프다”고 눈물을 훔쳤다.

    이어 노 의원은 도청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성동조선 노동자들을 만났다. 노 의원의 영정이 경남도청 앞 성동조선 천막농성장에 들어선 오후 5시 35분께. 생전 노 의원이 타고 다니던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서 영정이 나오자 미리 마중나와 있던 강기성 성동조선지회장과 노동자들의 표정에도 일순 슬픔이 내려앉았다.

    노 의원은 이내 43일째 농성을 진행 중인 천막 앞으로 향해 노동자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김영훈 정의당 노동본부장은 “의원님 마지막 말씀이 우리 노동자들에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어야 된다고 했다. 부디 단식도 중단하시고 더 힘을 내서 싸우는 것이 유지를 받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22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던 강기성 지회장도 노 의원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강 지회장은 “노회찬 의원님 2년 전부터 수천, 수만의 노동자가 길거리로 내몰리는 조선업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노동자들을 위해서 함께해주셨다”며 “지난 14일 단식농성장 방문하셔서 격려하셨고, 17일에는 의원님 생전 마지막으로 국회 기자회견을 하셨다. 이제 그 무거운 짐들을 저희가 안고 묵묵히 가겠다. 편히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묵념을 한 후 성산구 상남동 노동회관으로 가기 위해 다시 검은색 카니발 차량으로 가는 길. 영정을 들고 있던 여영국 도당위원장이 발길을 멈춰서 다시 한 번 묵념을 했다. 그곳엔 ‘성동조선노동자는 노회찬 의원님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추모 현수막을 들고 노동자들이 서있었다.

    노 의원의 영정과 정의당 관계자들은 상남동 노동회관(민주노총 경남본부)과 지역의원 사무실, 도당 당사를 잇따라 방문해 지지자, 당원들과 작별을 고했다. 오후 7시부터는 시민합동분향소에서 추모제가 진행됐다.

    국회장으로 승격된 노 의원의 영결식은 27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며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다. 창원 시민합동분향소는 27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김희진·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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