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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공화정- 김진호(정치부·서울본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09-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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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제1조 1항이다. 아무 부족함이 없는 선언이지만 꼭 뭔가를 추가해야 한다면 ‘자유’를 넣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공화국’일 것이다. 물론 너무나 당연한 명제이기 때문에 생략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시민의 자유를 지키는 데 가장 우수한 정치체제는 민주주의(민주정)와 공화주의(공화정)이다.

    민주정은 아테네에서 탄생했다. 아테네인들은 민회, 즉 에클레시아에서 국가의 대소사를 결정했다. 민중은 입법자였고, 동시에 행정가이자 법관이었다. 하지만 민중의 권력이 비대해지면서 민중이 다수로 구성된 독재자로 폭주했다.

    이 같은 자기 파괴적인 민주정의 결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정치제계가 로마의 공화정이다.

    로마가 아테네보다 더 안정과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까닭은 군주정, 귀족정 및 민주정을 혼합한 공화정이라는 최선의 정부 형태 덕분이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함께 국정을 이끌어 가는 ‘3권분립’도 공화주의 정신에 입각해 만들어졌다. ‘여야는 국정의 파트너’라는 표현 또한 넓은 의미의 공화주의 정신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인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소득주도성장론은 저임금노동자·가계의 임금·소득을 올려 소비를 증대함으로써 기업 투자 및 생산확대로 소득증가의 선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 등 정책이 더해지면서 소득주도 성장의 개념이 주로 노동·일자리 분야에 국한된 정책을 의미해 ‘노동자 임금 인상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는 물론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정책통인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경남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소득주도성장은 내수경제가 적극적 역할을 하는 나라에나 맞지 우리에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인터뷰에서 소득주도성장이 아닌 포용적 성장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은 잘못된 게 없다’고 나가고 있다”며 “그런 상태에서는 협치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용과 실업률 등 경제지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새 지도부는 정책을 폐기하라는 야권의 비판에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며 철통 방어에 나섰다.

    나아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 당정청 전원회의에서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대통령은 실험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성과를 내는 자리이다.

    여당은 대통령의 정책이 아닌 국민의 총의로 제정된 헌법(법률)을 따라야 한다. 헌법은 ‘민주공화정’, 즉 협치를 하라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해야 한다. 국민도 대통령이 아닌 법률을 따라야 한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고, 모든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또 반드시 살펴야 한다.” 공자가 리더에게 주문한 말이다.

    김진호 (정치부·서울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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