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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서부경남 혁신형 공공병원’ 갈 길은? (하) 어떤 모습으로 세워져야 하나

필수의료서비스 제공 가능 규모 갖춘 ‘종합병원’ 돼야

  • 기사입력 : 2019-01-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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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의료원의 역할은 법률에 ‘지역거점공공병원으로서 급성기 2차 진료와 포괄적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핵심 기능은 취약계층 진료와 민간이 제공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담당하는 것’으로 정의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방의료원이 공공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도 병원으로서는 민간병원에 비해서 위상이 낮으며, 공공병원으로서 정체성도 약화돼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2의 진주의료원’ 역할을 할 서부경남 혁신형 공공병원은 서부경남 지역주민의 가장 기본적인 필수의료서비스(응급의료·분만·신생아·중환자실 등)를 제대로 담당하는 ‘규모를 갖춘 종합병원’이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지역 국공립의료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공공의료벨트(체계) 구축과 지역 의료계와 시민이 참여하는 거버넌스(협의체) 구축도 필요하다.

    서부경남 혁신형 공공병원 설립은 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 틀 안에서 논의된다. 지금까지 공공의료가 취약지, 취약계층, 시장 실패 등 잔여적 접근 형태에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필수의료(필수중증의료·산모, 어린이 의료·장애인, 재활·지역사회 건강관리·감염 및 환자 안전)에 대해서 선제적이고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정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서부경남 공공병원이 지역거점병원으로서 군 단위 지역에 세워질 경우 300병상, 진주에 건립될 경우 500병상 정도의 규모를 갖춘 2차 의료기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원장은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점이 민간·영리의료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돈이 안 되는’ 필수의료서비스의 공백이 특히 지방에서 심각하게 생기고 있는 것이다”며 “권역-지역-기초 사이에서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할 지방의료원이 응급진료와 필수진료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이 정도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공백을 메우면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전국 최초로 주민조례발의로 만들어진 성남시의료원 초대 원장과 지방의료원연합회장을 역임하고 인천의료원을 두 번째로 이끌고 있다. 그는 “폐업 이전 진주의료원이 급성기 진료 기능을 수행하는데 부족함이 많았는데, 새 공공병원은 의료 취약지에서 수익성이 없는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산부인과, 소아과 등의 진료를 담당하며서 공공성을 더 강화하는 역할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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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대학교병원은 지난달 6일 ‘권역 의료전달체계 확립 심포지엄’을 개최해 공공의료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경남신문DB/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공공보건의료의 현황과 발전방안’ 보고서를 보더라도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정체성이 약화되고 있는 지방의료원이 공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료에 대한 사회적 필요를 충족하는데 가치를 두고, 그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선 공공병원 한 곳의 독자적인 발전계획도 중요하지만 서부경남의 공공의료체계를 함께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정백근 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예전 진주의료원이 공공의료체계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큰 고민이 없었다”며 “시대에 맞는 역할과 위상에 맞춰 필수의료와 관련된 거점 역할을 해야 하므로 새롭게 병원을 잘 짓는 것만큼이나 진주 경상대병원과 보건소, 사회복지기관과의 연계방안, 인력확충 방안 측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보건인프라 사정을 잘 아는 의료계, 더 나아가서는 공공의료서비스를 전달받는 시민 참여도 보장되는 방법으로 공공병원이 세워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강수동 서부경남 공공병원 건립 경남운동본부 공동대표는 “공공의료기관이니 만큼 운영에 시민사회가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상혁 창원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그동안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논의가 새 도정과 시민사회단체·노동조합 중심으로만 이뤄지면서 의료계의 의견이 잘 전달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며 “김 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서부경남의 의료공백이 생겼다면 어느 정도인지, 또 어떤 모델로 세워져야 하는지 의료계의 진단과 조언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남도는 올해 상반기부터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후보지 선정과 설립 타당성 등을 검증한다. 이후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예비 타당성 조사 신청 절차 등을 밟게 된다. 구체적인 설립 계획이 마련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도는 내다봤다.

    경남도 관계자는 “정부의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에 따른 용역과 경남도의 자체 용역을 조화시켜 제반사항을 결정하고 재원 확보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이 과정에서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각계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들어볼 것이다”고 밝혔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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