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19일 (화)
전체메뉴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간부회의서 막말 파문

이달 초 부임 당일 시무식 겸 회의서 “마산 사람 일부 맹목적인 꼴통…”
지역 비하·성희롱성 발언 등 쏟아내
허환구 이사장 “폄하 의도 없어” 해명

  • 기사입력 : 2019-01-15 22:00:00
  •   

  • 이달 초 부임한 허환구 창원시설공단 이사장이 당일 열었던 간부회의에서 지역 비하, 성희롱성 발언을 포함한 각종 막말을 했다는 내부 고발이 터져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15일 창원시설공단 직원이라고 밝힌 A씨가 본지에 A4용지 3장 분량으로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허 이사장은 지난 2일 열린 시무식 겸 간부회의에서 여러 유형의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냈다. A씨는 “(회의에서) 이사장이 말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내부 전산망에 녹화 동영상 파일이 올려져 있다. 파일을 유출하면 불이익을 당할까봐 못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팀장급 이상 30여명의 간부 직원들이 참석했다.

    메인이미지창원시설공단 허환구이사장 /창원시/

    제보에 따르면 허 이사장은 창원NC파크와 관련해 “NC구단이 울며 겨자먹기로 창원에 와서 한 해 170억원 적자를 보고 있다. 명칭은 창원이 들어가야 106만 도시 홍보가 된다. (중략) 마산 사람 일부 맹목적인 그런 꼴통 사람들이 마산으로 하라 하는데, 이제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발언했다.

    허 이사장은 경남FC 운영과 관련해선 “경남FC 대표이사가 고향 후배고 각별한 사이다. 김종부가 쓸데없이 2위 해가지고 피곤하다고 한다. 연봉 많이 달라 해서 대표이사가 죽을 지경이다. (중략) 도민구단은 꼴등만 피하면 되는데 난데없이 2등을 해가지고…(후략)”라고 폄하했다.

    성희롱성 발언도 있었다. 이날 한 여성 문화센터장이 센터 내 수영장과 헬스장 등에 2000여명이 이용한다고 보고하자, 허 이사장은 “관장(센터장)은 수영장은 못 들어가겠는데, 남자들 많이 볼라 해서…”라고 말했다.

    음주운전에 적발되고도 빠져나왔던 전력도 털어놨다. 그는 “도의회 계장할 때 술을 많이 먹고 창원대로 쪽으로 가다 통발식 단속에 걸렸는데, 내 아는 경찰이 차량에 목을 넣어가지고 ‘불면 나오는데 조심해라’ 하면서 봐주더라고. 그래서 빠져나온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마산합포구·마산회원구에는 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스포츠센터가 없으며, 민간에서 위탁운영한다는 직원의 보고에 대해 허 이사장은 “위탁은 시에서 결정하나? 잘 됐다. 안 하는 게 낫다. 1개 더 많아 봐야 골치만 아프고, 슬 빠져야 된다”고 했다.

    직원을 조롱하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것으로 여겨질 만한 발언도 있었다. 그는 한 노인복지관장에게 “말이 느려서 직원들이 답답해하겠다”고 했고, 한 관리소장에게는 “좌천됐구나”라고 말했다. 창원상복공원소장이 “새해 우리 부서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근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자, 그는 “팁 많이 받은 것 같은데 좀 부끄러워도 돼요”라고 했다.

    허 이사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시인했다. 그는 “부인하지 않겠다. 첫날 인사하면서 실감나게 말하려던 것이지 특별한 단체나 개인을 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공단은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니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맥락에서 한 말이다”고 해명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도영진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