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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아파트 살인사건 유족 “평소에도 찾아와 이상행동 보여”

  • 기사입력 : 2019-04-25 15: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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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검거된 A(18·남)군이 과거에도 피해자 B(74·여)씨 집을 찾아와 고추가루나 물을 뿌리는 등 이상행동을 보여 B씨가 두려워했다고 유가족은 전했다.

    25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추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취재진과 만난 B씨의 조카는 "예전부터 (A군이) 집으로 찾아와 수차례 위협적인 행동을 보여 B씨가 두려워 했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 2001년부터 여동생(66·여)과 함께 이 아파트 6층에서 살았으며, A군은 지난 2017년 5월부터 B씨 집 아래층에 거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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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진 할머니가 생전에 남긴 피해 메모. [유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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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진 할머니가 생전에 남긴 피해 메모. [유족 제공]

    이 유족은 A군이 2017년 8월과 2018년 5월과 6월 B씨 집을 찾아와 욕설이 적힌 포스트잇을 출입문에 붙이거나 방범창에 휴지를 감아놓기도 했고, 심지어 창문을 깨뜨리고, 집 앞에 고추가루와 물을 뿌리는 등 수차례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조카는 B씨가 A군의 괴롭힘이 있을 때마다 날짜와 내용을 메모지와 자택 내부 벽지에 직접 적어 놨다. 조카는 "꼼꼼한 성격이기도 하셨고, 두렵다보니 추후에 무슨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적어놓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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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집 대문에 붙인 욕설. [유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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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집 방범창에 휴지를 감아놓기도 했다. [유족 제공]

    조카는 2017년 8월 30일 이러한 사실을 알고 한 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구두 경고로 마무리됐다. 그는 "추후에 아버지가 찾아와 깨진 유리를 변상하고 이모에게 사과하기도 했다지만, 이모는 보복이 있을까 두려워 오히려 경찰에 신고할 때 말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후회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4일 B씨 빈소가 마련된 마산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B씨 여동생도 "신고하고 싶었지만 혹시나 있을 보복이 두려웠다. 이후 아버지가 사과하기도 해 그냥 괜찮겠지하고 지나갔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가톨릭 신자인 언니는 남한테 피해를 안 주는 선량한 사람이었다. 내 자녀들이 다 커서 독립하고 자녀가 없는 언니와 10년 넘게 함께 살았는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A군은 지난 24일 오전 9시 5분께 이 아파트 6층 복도에서 외출하는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고교 1학년이던 A군은 학교에서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다, 그 해 자퇴했다. 이후 도내 한 대학병원에서 A군은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사건 당일 A군을 긴급체포한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면담조사를 했고, 25일 오후 보강수사를 마무리하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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