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촉석루] 부모님의 기념일 챙겼으면- 박희연(창원 상일초 교장)

  • 기사입력 : 2019-04-30 07:00:00
  •   
  • 메인이미지


    얼마 전 지인의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조문을 다녀온 적이 있다. 요즘은 세상을 떠나시는 어른들의 대부분이 80세, 90세를 넘기시는데, 71세의 조금은 이른 연세에 돌아가셔서 상주는 물론이고 조문을 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안타까운 심정으로 슬픔을 나눴다.

    지인과 함께 망자께서 살아오신 이야기,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 사연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인은 어머니의 회갑도, 칠순잔치도 차려드리지 못해서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고 탄식을 했다. 그러면서 우리더러는 살아계실 때 꼭 부모님의 기념일을 챙겨드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의학의 발달과 세심한 건강관리로 사람이 백 세를 넘게 사는 것이 꿈만은 아니기 때문에 백세시대라는 말이 선언적인 의미만은 아닐 듯하다.

    실제로 2017년 기준으로 60세인 한국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더 살 것으로 예상되는지 통계청이 분석해 본 결과, 남자는 향후 22.8년, 여자는 27.4년을 더 생존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2.7년 더 늘어난 셈이다. 2017년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는 평균 82.7년을 살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것은 10년 전보다 3.5년 늘어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회갑잔치는 거의 하지 않고 부부가 여행을 다녀오는 경우가 많으며, 칠순잔치도 하시는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격식 있게 하지는 않고, 오히려 팔순잔치를 더 정성스럽게 차려드리는 경우를 더러 볼 수가 있다. 그런데 부모님이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하거나 병으로 돌아가실 경우, 남아 있는 가족들이 ‘회갑잔치라도, 칠순잔치라도 차려드렸더라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사진도 찍고, 추억도 만들었을 텐데…’라며 후회를 하게 된다.

    가뜩이나 가족관계가 해체 일로를 겪고 있는 이 시점에서, 비록 가족끼리 간단한 식사 자리일지라도 자식들이 중심이 되어 회갑잔치와 칠순잔치, 그리고 팔순잔치를 차려드렸으면 좋겠다. 부모님의 기념일을 계기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가족애도 나누고, 가족사진도 찍으면서 행복한 한때의 부모님 모습을 가슴속에 깊이 간직할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박희연 (창원 상일초 교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