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1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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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잘 잤는데…” 출근길 면허정지 속출

음주운전 기준·처벌 강화 첫날 단속 현장 동행취재
창원 토월IC교차로 방면 단속
30분만에 4명 적발 ‘면허정지’

  • 기사입력 : 2019-06-25 21: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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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단속 기준 강화 첫날이라 다들 조심해서 단속에 걸리는 운전자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출근시간대 음주단속에 나선 경찰 교통안전계 외근팀장의 말이다. 그러나 짐작은 빗나갔다. 단속을 시작하자마자 강화된 기준에 걸려 적발된 운전자들이 줄을 섰다. 취재진은 25일 창원시 성산구·의창구 일원에서 실시된 창원중부경찰서의 아침 시간대 음주운전 단속과 앞선 새벽 시간대 창원서부경찰서의 음주운전 단속에 동행했다.

    음주단속 기준 강화 첫날인 25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창원대로 입구에서 교통경찰관들이 새벽시간대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음주단속 기준 강화 첫날인 25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창원대로 입구에서 교통경찰관들이 새벽시간대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이날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서 면허정지 혈중알코올농도가 0.05%에서 0.03%로, 면허취소 기준이 0.1%에서 0.08%로 적발기준과 처벌이 강화됐다. 경찰은 이날 새벽부터 아침시간대 대대적인 음주단속을 벌였다.

    창원중부서 소속 경찰관들은 아침 6시 50분께 창원시 성산구 창원시립테니스장 입구에서 토월IC교차로 방면 도로에서 출근길 음주운전 단속을 시작했다.

    두 차로로 진입하는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단속을 시작했는데, 곧바로 첫 번째 음주감지 대상이 나왔다. 이어 3분 뒤 또 한 명이 나왔다. 먼저 차에서 내린 A(44)씨는 음주수치 측정을 위해 교통조사 차량으로 향했다. “0.03%만 나와도 면허정지입니다.” 강화된 단속 기준에 대한 경찰 설명이 이어진 뒤 그는 물로 입을 헹구고 음주측정기를 불었다. “더더더…. 자 됐습니다.” 측정결과 수치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39%. 어제만 해도 훈방될 수치였다. 그는 전날 밤 회식으로 소주 반병을 마셨으며 아침 출근하던 길이었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이어 음주측정에 나선 B(45)씨. 전날 밤 10시부터 집에서 혼자 맥주 피처 2병을 마신 뒤 자고 일어나 운전대를 잡았다고 했다. 그 역시 음주수치 측정 결과 0.044%로 면허정지에 해당됐다. 이어 2명이 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왔다. 이 자리에서 30분간 총 4명이 적발됐는데 수치는 각각 0.039%, 0.044%, 0.048%, 0.062%였다. 4명 중 3명은 이번 강화된 단속 기준에 들어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단속에 나선 경찰들은 “오늘 단속에 너무 많이 걸린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운전자들 역시 당황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단속에 걸린 이들은 “술 마시고 잘 자고 일어났는데 무슨 봉변인지 모르겠다”라거나 “아침에 어찌 출근하느냐. 내가 걸릴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단속을 마친 뒤 황인학 창원중부서 교통안전계 외근팀장은 “그간 대대적인 단속과 캠페인을 해왔는데도 아침에 운전자들이 단속에 많이 걸렸다”며 “아침 숙취운전의 위험성을 알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앞서 창원중부서나 창원서부서에서 자정부터 진행한 새벽시간대 음주단속에서는 적발된 사례가 없었다.

    경찰은 아침 출근시간대 숙취 음주운전에 대해선 운전자들의 인식이 아직 저조하지만, 술을 마시고 곧바로 차를 모는 것은 확실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정부터 창원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찰관 등은 의창구 팔룡동 인근 창원대로에서 1시간가량 음주단속을 하다 자리를 옮겨 명서시장 인근 원이대로에서 2시간가량 더 단속했다. 이날 새벽 3시까지 승용차뿐 아니라 택시나 버스, 화물차, 오토바이 등 1000명이 넘는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음주단속을 실시했지만, 적발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박준 창원서부서 교통관리계 경위는 “오늘 음주적발이 한 건도 없었던 것은 단속을 예고한 데다 음주단속 기준이 강화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들 조심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술을 마시고 곧바로 운전하는 경향은 확실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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