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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가족 여행- 안태환(김해 봉명중 교장)

  • 기사입력 : 2019-07-25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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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거운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신나는 여름방학이지만 사춘기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걱정이 깊을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부모를 잘 따르고 순종적이었던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중학생이 되면서 점점 대화가 없어지고 부모와 거리가 멀어진다.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가 멀어진 경우가 허다하다. 진지한 얼굴로 훈계하듯 말하는 모습이 아이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이러한 관계 회복을 위해 방학기간 동안 가족 여행을 추천해본다. 여행 계획을 부모가 짜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완전히 맡겨 보자.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아이가 주도적으로 계획하게 한다. 혹 어려워하면 그 지점에서 의논하는 정도만 도와 주자. 부모가 볼 때 아이들이 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학교에서 요리 실습과 프로젝트 수업 등의 경험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척척 해낼 것이다.

    아이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이와 코드를 맞추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친한 친구와 담임 선생님은 누구인지, 또 학교에서 몇 반인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을 존중해주고 사랑한다는 것을 크게 표현해 주는 것을 좋아한다. 여자 아이인 경우 ‘이쁘다’라는 말 한마디에 입이 귀에 걸린다. 아이가 친구들과 만날 때 시간을 내어 맛있는 식사를 사주는 것만으로도 멋진 아버지가 될 수 있다.

    여행을 떠날 때 승용차 안에서 즐거운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아버지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유머를 몇 가지 준비해 간다. 여행지의 숙소는 큰 방 하나만 잡는 것이 좋다. 여러 개의 방이 있어 아이들이 저녁 식사 후 각자 방으로 가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시간을 보내면 가족 여행의 의미가 없다.

    저녁에는 아이가 준비해 간 간단한 게임을 하거나 그동안 하지 못한 대화를 마음껏 나누면서 보낸다. 혹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댄스를 아버지가 연습해서 깜짝 선보인다면 가족은 박장대소할 것이다. 부모와 아이 간의 대화가 단절돼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아이가 주도적으로 계획한 가족여행을 통해 서로의 마음 문이 열리고 관계 회복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안태환(김해 봉명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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